"변화하는 시장, 주주환원 가치주·전공정 반도체주 주목할 때"

2023-09-19 14:57
한투운용, '한국투자의 힘' 투자세미나 개최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19일 한투운용이 주최한 '한국 투자의 힘'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투운용]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현재 주식시장을 재평가하기 위해 주주 환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최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라 수혜를 입었던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도 제시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 투자의 힘'을 주제로 투자세미나를 개최했다. 정상진 한투운용 본부장은 "국내 증시는 현재 장기 사이클상 저점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이 직면한 이슈들을 살펴보고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 환원에 대해 언급했다. 이창환 대표는 "한국 증시 저평가는 취약한 기업 거버넌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과 높은 배당소득세율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와 달리 국내 상법이나 판례가 이사의 수탁자 의무를 '주주'가 아닌 '회사'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어 이사들이 대주주 이익만을 위해 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 투자 인구가 1400만명까지 늘면서 정보 접근성과 지식 수준이 높아지는 등 사회적인 여건이 바뀌었다"며 "향후 정치적으로도 규제가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김기백 한투운용 주식운용3부장은 주주 환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가치주펀드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김 부장은 "국내 기업은 불투명한 지배구조 이슈를 갖고 있고 이로 인한 낮은 주주 환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며 "주주로서 일반 주주와 최대 주주가 비례적으로 의결권과 수익 배분을 보장받아야 된다는 대전제가 깨져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서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주주 행동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배당 절차 선진화, 기업 오너 세대교체 등으로 주주 환원에 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장은 "이 같은 최근 시장 변화를 고려했을 때 향후 투자가 유망한 분야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풍부하게 갖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라고 꼽았다.

이어 "대기업은 지주사 체계를 갖췄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아직 최근 변화에 대한 영향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자녀 승계를 위해서는 배당을 확대해야 하고 물려받은 자녀가 지분을 합법적으로 손쉽게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자사주 소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가 많지만 자본시장 내 주주 환원 변화를 고려했을 때 'ACE 주주환원가치주' ETF가 기업 지배구조 이슈에 관심이 많고 주주 환원을 받고 싶어하는 투자자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연금 투자자들 등에게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4분기부터 실적 개선 기대감이 가장 높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도 제기됐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과거 반도체 사이클은 철저히 '전공정 사이클'이었다"며 "이번 사이클은 AI 분야 수요만 확실하기 때문에 후공정 사이클"이라고 말했다.

이형수 대표는 "스마트폰이나 PC 등 전통적인 선방 산업 수요는 아직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모바일 쪽 수요가 마지막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그러면 거기서 투자 아이디어로 후공정 대비 홀대했던 전공정과 소재부품을 다시 주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곽찬 한투운용 주식리서치부 수석은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문제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단기 위축 현상을 나타내며 국내 관련 기업의 단기 목표치는 하향된 반면 국내 반도체 공급망 관리(SCM) 기업 가동률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AI 수혜로 후공정 업체 주가 밸류에이션이 많이 올라가 있다는 걸 고려하면 현시점에서는 선제적으로 반도체 전공정 SCM 기업에 투자하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반기 DDR5 생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충족을 위한 부품 구매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라며 "한국투자테크펀드는 2분기 말부터 이차전지 비중을 축소한 반면 국내 반도체 SCM 기업 비중은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