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농형 태양광 단지 가보니 모듈 아래 대파도 전기도 쑥쑥···영남대의 슬기로운 '田력생활'

2023-09-18 08:00
100kW 영농형 태양광 설비···전력 생산에 연 3000만원 추가 수익

지난 13일 방문한 경북 경산시에 있는 영남대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서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태양광 모듈 아래로는 셀 수 없이 많은 푸릇한 대파가 자라고 있었다. 농지에서 농작물과 친환경 전력을 동시에 생산하는 영농형 태양광 모습이었다.
 
영농형 태양광은 식물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최대 광량인 광포화점을 초과하는 잉여 태양 빛을 전력 생산에 사용하는 ‘솔라 셰어링(Solar Sharing)’ 원리에서 착안해 농지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이다.
 
이날 방문한 실증단지는 한국동서발전이 2019년 실증과제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만들어진 곳이다. 총 100킬로와트(㎾) 규모 영농형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영농형 태양광을 표준화하기 위한 국책과제를 진행한다. 크게 △일반 △수직형 △협소형 모듈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부 농지에는 대파와 벼를 재배한다.
 
영농형 태양광답게 일거양득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작년 한 해 동안 생산된 전력만 총 130메가와트아워(㎿h)에 달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가정용 기준으로는 연간 140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판매한다면 연간 3000만원 정도 수익이 생긴다. 또 여기서 수확한 농작물은 한국동서발전이 장학금 사업, 불우이웃돕기 등 여러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실증단지 관계자는 “농경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모듈과 철거하기 용이한 구조물을 활용한다”며 “농작물 수확량은 일반 농지 대비 약 80% 수준으로 일부 줄어들지만 전력 생산으로 농지 생산성은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모듈 설치 역시 농기계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3~5m 높이가 일반적이다.
 
또 영농형 태양광은 폭염이나 폭우, 태풍 등 기후에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한다. 실증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정재학 영남대 교수는 “여름철에 지표면 온도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방지해 주고 토양에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도와 같은 작물은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했을 때 오히려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에 따르면 실제 실증 연구 결과 영농형 태양광 하부 농지에서 재배한 포도 수확량은 일반 농지와 비교했을 때 약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국내에 있는 총 77개 실증단지에서 벼, 밀, 콩, 녹차 등 다양한 작물을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진행한 결과 작물 수확량은 일반 농지보다 최소 71%에서 최대 111%까지 늘었다.
 
영농형 태양광을 통해 생산한 전력으로 재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강수량이 많을 때 농지에 내리는 빗물을 태양광 모듈 하부에 파이프를 설치해 물탱크에 저장한 후 가뭄이 생겼을 때 해갈에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집중호우나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작물 수확량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스프링클러를 포함한 관개 시설에 사용하는 전력은 영농형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로 충당한다.
 
아울러 영농형 태양광 핵심 기술에는 결국 태양광 모듈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한화큐셀은 최적화한 모듈을 제작해 국내 시범단지 등에 공급하고 있다.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울산시 울주군 실증단지, 남해군 관당마을 실증단지 등이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전무)은 “농촌 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보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거양득 솔루션”이라며 “한화큐셀은 영농형 태양광에 최적화한 친환경 모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농촌을 이롭게 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방문한 경북 경산시에 있는 영남대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서 태양광 모듈 아래 농지에서 대파를 재배하고 있다. [사진=한화큐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