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국가'와 '전범국가' 수장의 악수..."모든 주제 폭넓게 협력"
2023-09-13 17:22
무기 거래 중심으로 군사‧경제‧문화 등 전방위 협력...北, SRBM 도발로 남측 타격 능력 과시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 제재 대상인 '불량국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립된 '전범국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전 세계에 보란 듯이 손을 맞잡았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약 1000㎞ 떨어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첫 정상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조·로(북·러) 관계를 우리 대외 정책에서 제1순으로 최중대시하고 발전시켜나가려는 것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지금 패권주의 세력에 맞서서 자기 주권적 권리와 또 안전이익과 이걸 수호하기 위해 정의의 위업을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다시 확언한다"고 말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의 우주대국 위상을 되찾고자 2012년 새롭게 건설한 곳이다. 부지 면적만 약 550㎢로 약 5㎢ 규모인 나로우주센터보다 100배 이상 크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걸으면서 소유스-2 우주 로켓 발사 시설 등 기지 내부를 직접 안내했다.
양 정상은 우주 비행장에서 비공개로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누고 만찬을 함께했다. 기자회견은 없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경제적 유대, 문화 교류 등 양국 간 협력과 국제 사회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김 위원장이 해외에 있을 때 도발을 감행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최고지도자의 부재 속에서도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첫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50㎞, 최고 고도는 50㎞로 분석됐다. 순안에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직선거리가 350㎞다. 두 번째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650㎞, 최고 고도 50㎞로 추정된다. 순안에서 제주도까지 직선 거리가 650㎞이기에 남측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