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쳐도 넷플릭스 못 당해…합병에도 온도차
2023-09-13 17:00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월간 사용자 수·시간 등 주요 지표에서 근소한 차로 경쟁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힘을 합쳐도 선두 지위를 빼앗긴 쉽지 않다. 특히 업계에 합병 가능성이 알려진 티빙과 웨이브가 이미 한 몸이 됐다고 가정해도 당장 넷플릭스보다 지표상 우위를 달성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의 iOS·안드로이드 앱 사용자 통계에 따르면, OTT 운영사 가운데 다국적 업체 넷플릭스의 모바일 앱이 지난 8월 한 달간 사용자 수 및 사용시간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가 2~4위에 포진했고, 디즈니가 운영하는 ‘디즈니플러스’는 5위에 그쳤다.
넷플릭스의 8월 사용자 수(MAU)는 1223만명이었다. 그 뒤를 쫓고 있는 2위 서비스는 쿠팡플레이인데, MAU는 563만명으로 넷플릭스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3위 티빙이 540만명, 4위 웨이브가 439만명의 MAU를 나타냈다. 디즈니플러스의 MAU는 270만명에 불과했다.
티빙과 웨이브는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에서 접전 중인 라이벌 관계지만, 미래에 잠재적 동반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OTT 시장에서 2·3위 서비스 운영사가 한 몸이 된다면 독보적 선두인 넷플릭스를 추격하는 데 힘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가 하나의 서비스라고 가정해도 사용자 규모 면에서 넷플릭스를 넘어서기 어렵다. 두 라이벌 서비스의 8월 MAU를 단순 합산하면 979만명으로 넷플릭스 대비 80% 수준이다. 중복 사용자를 제외하면 783만명으로 넷플릭스 대비 64%에 불과하다. 두 서비스 합산 사용시간도 넷플릭스의 88% 수준(9029만 시간)에 그친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2022년 재무제표에 10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해 연간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커진 처지다. 티빙·웨이브 통합 서비스가 탄생한다면 상호 경쟁 부담을 줄이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경쟁력 있는 요금제 구성·출시에 투자할 여력을 얻고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