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는 증시...수주 잔액 풍부한 조선·방산·中소비주 주목
2023-09-13 17:51
삼성전자·하이닉스 양대 반도체, 3분기까지 저점 찍고 반등 예상
주도주가 소멸하면서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횡보하는 가운데 기업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수주 잔액이 풍부한 조선주나 방산주, 중국 소비주 등이 주목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대 반도체 업체는 3분기까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1조497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7.48% 감소한 수치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부진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1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8520억원 대비 72.23%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3분기 1조6556억원에서 올해 1조7507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랫동안 수요 부진과 재고 확대에 시달리던 반도체 업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3분기까지 실적 하락을 겪다 4분기 업황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낸드플래시가 9월부터 감산 폭 확대와 가격 인하 중단으로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상승 반전하고, 연말 D램과 낸드 재고가 2분기 대비 50~60% 감소하며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시총 상위 기업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기아다. 기아는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62.29% 늘어난 2조7831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판매량이 증가한 가운데 가격까지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글로벌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년 동기 대비 12.1% 개선된 3346만원으로 추정했다. 이외 함께 현대차도 3분기 영업이익 3조4588억원으로 122.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추정한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상장사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실적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HD현대중공업이다. 올해 3분기 이 회사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3.99% 급증한 1021억원으로 추정됐다.
불황에 시달리던 조선업종이 올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하면서 양호한 수주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주 잔액 385억 달러(매출 인식 기준 290억 달러)를 확보하고 있어 실적 개선 속도는 하반기와 내년으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어 한국항공우주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4.43% 증가한 89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폴란드와 맺은 'FA-50' 대규모 계약에 따른 초도 물량이 3분기부터 인도를 시작해 매출과 이익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75.47% 증가할 전망이다. 3분기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직전 분기보다 양호한 영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호텔신라와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올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57.87%, 156.5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들어서는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적 전망이 밝은 업종이나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 소비주는 실적 개선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주 없는 장에서는 줄일 것은 줄이고 방어주와 중국 소비재, 대형주 트레이딩으로 버틸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