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돋보기-②] 국세청·관세청 '동시 조사' 왜?⋯일부 거래처 '초긴장'

2023-09-07 09:11
계열사·특수관계사 아닌 법인들도 고강도 세무조사

[사진=안국약품]
먹는 눈영양제 '토비콤'으로 유명한 안국약품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유로 억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과세당국이 안국약품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달 중순 안국약품을 상대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국세청도 안국약품을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본지는 불법 리베이트 제공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의혹 그리고 탈세 혐의로 내우외환에 빠진 안국약품을 집중 분석해 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국세청이 최근 안국약품을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당시 조사대상에는 안국뉴팜과 거래처로 의심되는 수개 법인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사정기관 및 동종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17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들을 서울 영등포구에 소재한 안국약품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일괄 예치했다.
 
안국약품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2020년 5월 이후 약 3년여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은 안국약품을 상대로 정기세무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십수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2020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가 있는 경우 ‘비정기’ 이른바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 직원 수 십명이 동원, 안국약품과 일부 계열사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세청은 안국약품 외에도 안국뉴팜과 ㈜제이팜무역, ㈜엠티티에스, 와이셀(주), 엠디퍼스트(주), ㈜위즈플러스 등도 조사대상에 포함, 현재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약품과 (계열사) 안국뉴팜을 제외한 일부 법인들에 대한 재무 정보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들 법인들은 하나같이 의약품 및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수출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또한 안국약품이 사업보고서 등에 이들 법인을 특수관계자가 운영하는 업체라고 공개하지 않은 것을 적용하면, 사주 일가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안국약품과 특정 법인을 상대로 조사에 나선 것은 이들간 거래내역과 함께 실질적으로 세금을 누락한 것은 없는지 등에 대해 전방위 조사에 나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대상 법인 외에도 특수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일부 거래가 있고, 탈루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관련 조사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정보는 언급할 수 없지만, 과거 리베이트 혐의로 과징금을 받았다면 차후 과세당국에서도 해당 건에 대해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국약품은 지난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시정명령·과징금 5억원 부과)를 받은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약 7년(2011~2018년)간 병의원과 보건소 의사에게 현금 62억원과 27억원 상당의 물품을 부당하게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