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주담대, 한 달 새 2조 늘어…'50년 만기' 거센 후폭풍
2023-09-03 15:30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를 검토하고 나서자 주담대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에서만 1개월 사이에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전월 말보다 2조1122억원 늘어난 514조999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가 한 달 동안 2조원 넘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주담대가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8억원에서 680조8120억원으로 1조5912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1월(2조3622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고금리 시기에도 주담대가 폭증하는 현상의 중심에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있다. 7월 말 8657억원 규모였던 국내 5대 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24일 기준 2조886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이 되기도 전에 2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또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한 이후 은행권 주담대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5영업일 동안 증가한 주담대 규모만 1조6281억원에 달한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차주가 매월 상환해야 할 원리금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기가 길면 부담해야 할 이자 총액은 증가한다. 그러나 상환하는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달마다 내는 상환액은 오히려 감소한다. 금리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차주로서는 당장 상환액이 줄어드는 초장기 주담대를 선호하는 것이다. 월 상환액이 줄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우회해 대출한도가 늘어난다는 점도 차주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초장기 주담대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금융당국이 가입 연령을 제한하거나 DSR 산정을 40년으로 적용하는 등 50년 만기 주담대 규제 강화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우회 수단으로 사용돼 최근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하고 있다며 규제 강화 검토에 나선 바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급증한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시장에 있다는 시각도 강하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증가해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게 아니라 부동산 시장 반등으로 인해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이고 그 증가분 대부분이 50년 만기 주담대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급증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관리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오른다면 정부가 의도한 부동산 연착륙에 실패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적하고 나선 것은 상품 자체보다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급증이라는 결과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치중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7월 말 기준 5대 은행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평균은 각각 0.31%, 0.29%로 전년 동월 대비 0.13%포인트, 0.0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신규 연체율도 0.04%에서 0.08%로 높아졌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전월 말보다 2조1122억원 늘어난 514조999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가 한 달 동안 2조원 넘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주담대가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8억원에서 680조8120억원으로 1조5912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1월(2조3622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고금리 시기에도 주담대가 폭증하는 현상의 중심에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있다. 7월 말 8657억원 규모였던 국내 5대 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24일 기준 2조886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이 되기도 전에 2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또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한 이후 은행권 주담대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5영업일 동안 증가한 주담대 규모만 1조6281억원에 달한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차주가 매월 상환해야 할 원리금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기가 길면 부담해야 할 이자 총액은 증가한다. 그러나 상환하는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달마다 내는 상환액은 오히려 감소한다. 금리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차주로서는 당장 상환액이 줄어드는 초장기 주담대를 선호하는 것이다. 월 상환액이 줄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우회해 대출한도가 늘어난다는 점도 차주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초장기 주담대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금융당국이 가입 연령을 제한하거나 DSR 산정을 40년으로 적용하는 등 50년 만기 주담대 규제 강화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우회 수단으로 사용돼 최근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하고 있다며 규제 강화 검토에 나선 바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급증한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시장에 있다는 시각도 강하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증가해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게 아니라 부동산 시장 반등으로 인해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이고 그 증가분 대부분이 50년 만기 주담대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급증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관리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오른다면 정부가 의도한 부동산 연착륙에 실패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적하고 나선 것은 상품 자체보다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급증이라는 결과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치중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7월 말 기준 5대 은행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평균은 각각 0.31%, 0.29%로 전년 동월 대비 0.13%포인트, 0.0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신규 연체율도 0.04%에서 0.08%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