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좋지 않던 일·중 관계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원전) 오염수 방류로 더욱 악화하고 있다. 중국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일본 측 정계인사의 방문도 거절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안전을 우려해 신중한 언행을 당부하고 나섰다. 

27일 지지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연립여당 공명당은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중국 방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발하는 중국이 "양국이 당면한 관계를 고려하면 (야마구치 대표의 방문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거절하면서다. 

당초 야마구치 대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친서를 들고 중국을 찾을 예정이었다. 오는 가을 일·중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었다. 동시에 3일 동안 중국 당국 관계자를 만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방류로 양국 관계는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발하며 지난 24일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 야마구치 대표의 방문 거절도 중국이 자국 내 반일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오야마 루묘 와세다대 교수는 닛케이에 "이 시기에 야마구치 대표의 방중을 받아들여 양국 정상의 회담 분위기가 조성되면 (중국이) 양보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반일 여론이 높아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베이징 일본대사관은 지난 24일 오염수 방류 이후 일본 기업과 단체들이 중국으로부터 과도한 항의성 전화를 받고 있다며 당국에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아울러 중국 내 일본인들의 안전문제도 대두된다. 지난 24일에는 일본인에게 돌을 던진 중국인이 구속됐다. 주베이징 일본대사관은 26일 개최 예정이던 피아노 연주회도 취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베이징 일본대사관은 자국민을 상대로 신중한 언행을 강조했다. 대사관은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외출할 때는 불필요하게 일본어로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 등 언행에 유의할 것"과 "대사관 방문 시에는 주의를 세심하게 살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