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선임에 국민연금 '찬성' 결정… 주요 주주 동조 전망

2023-08-25 18:24

김영섭 KT 대표 후보자 [사진=KT]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오는 30일 열리는 KT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영섭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앞서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김 후보의 대표 선임을 찬성한 데 이어 국민연금이 가세해, KT가 차기 대표 선임을 확정하고 경영 혼란이 진정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11차 위원회를 열어 오는 30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리는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이 위원회에서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 이사 선임,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주총에서 처리할 4개 안건 모두 ‘찬성’을 결정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KT 지분 7.99%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구현모 전 KT 대표가 연임 도전을 선언한 지난해 11월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겠다’며 반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KT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세우자 이에 대해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즉각 반대했다. 구 전 대표는 올해 2월 KT 대표 연임을 포기하고 사퇴를 결정, 3월 주총을 끝으로 KT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KT는 이후 3월 윤경림 전 KT 사장이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됐으나 그도 사퇴하고, 3월 말부터 박종욱 KT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했다. 4월부터 ‘뉴 거버넌스 TF’를 구성하고 6월 말 신규 사외이사 7인 선임, 대표 후보군 3인을 압축했다. LG CNS 대표를 지낸 김 후보가 8월 초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이달 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김 후보 선임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KT 외국 투자자는 두 자문기관 의견을 토대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들은 김 후보 선임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KT 외국 투자자 지분 비율은 5%대 지분을 보유한 주요 투자자인 실체스터와 티로프라이스를 포함해 39.60%에 달한다. 기존 KT 차기 수장 후보 선임에 반대했던 국민연금이 이번엔 찬성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김 후보의 대표 취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KT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은 찬성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이 국민연금과 같은 입장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KT 지분은 6월 말 기준 현대차(4.69%)와 현대모비스(3.10%)를 합쳐 7.7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