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북미서 '바이오·AI' 현장경영…"10, 20년 미리 준비"

2023-08-24 15:25
미국 보스턴, 캐나다 토론토 등 북미 출장…바이오·AI 육성 논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현장경영으로 미래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나섰다. 약 4개월 만에 다시 북미를 찾아 바이오는 물론 인공지능(AI) 분야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살피면서다. 보다 선제적인 미래 준비와 투자로 신성장 동력에서도 산업을 주도해 가겠다는 전략이다. 새 먹거리로 점찍은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했다. 지난 4월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현지에서 LG화학 생명과학본부 보스턴법인과 아베오, 토론토의 LG전자 AI 랩 등을 찾았다.
 
이번 출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살핀 것은 수년간 이어온 미래 준비 행보를 글로벌로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LG그룹은 AI, 바이오, 클린테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핵심 역량을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보스턴에 있는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구 회장은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 이동수 보스턴 법인장,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신약 사업 방향 및 글로벌 상업화 역량 강화 방안을 점검하고 아베오 육성 전략을 논의했다.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에는 2019년 설립한 LG화학 생명과학본부 보스턴법인(이노베이션센터)이 있다. 올해 1월에는 LG화학이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기존 사무실과 생명과학 보스턴법인을 통합했다.
 
이날 구 회장은 항암 신약과 세포치료제 등 혁신 신약 개발 전략을 점검하고, 아베오 인수 이후의 사업 경쟁력 강화 현황을 함께 살폈다. 바이오 핵심 계열사인 LG화학은 2030년까지 글로벌 톱 티어 제약사로 발돋움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그는 “LG는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캐나다 토론토로 넘어가 LG전자 AI 랩을 방문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과 이홍락 최고 AI 사이언티스트(CSAI),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사업 현장의 AI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미래 R&D 방향 및 계열사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계열사마다 AI를 연구해 온 LG그룹은 2017년 LG전자 AI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AI 사업 육성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LG AI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출장 중 현지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 및 스타트업을 찾아 미래 시장 분야 트렌드를 살피고 협업 방안을 얘기했다. 세계 최고 항암 연구시설인 다나파버 암 센터와 바이오·제약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시설인 랩센트럴, AI 응용 연구를 진행 중인 벡터(Vector) 연구소와 양자컴퓨팅 기업 자나두(Xanadu) 등이다.
 
구 회장은 “AI를 통한 혁신도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 차원을 넘어 고객의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치열하게 고민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한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LG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