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나라살림 적자 100조 넘어서나...상반기 83조 적자

2023-08-10 13:53
6월까지 누계 관리재정수지, 연간 전망치 25조 초과
나랏빚 1083조, 작년 말보다 50조 증가...연간 전망치 육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83조원까지 불어났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적자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라살림 적자 폭이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 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3조원으로 집계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차감한 수치로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준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누계 적자는 전달인 5월까지 52조5000억원이었는데 한 달 만에 무려 30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기재부는 통상 2분기에 주요 세입이 적어 나라살림 적자 폭이 연중 가장 심화한다면서 작년과 비교하면 18조9000억원 개선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3년과 2019년에는 6월 말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각각 46조2000억원, 59조5000억원으로 같은 해 12월 21조1000억원, 54조4000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더 컸다.

다만 문제는 6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정부가 제시한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치(-58조2000억원)를 크게 웃돈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110조5000억원), 2021년(79조7000억원), 2022년(101조9000억원)에는 6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모두 전망치를 상회하지 않았다. 

올해 나라살림 적자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수준(-117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상반기 경기 위축으로 8월에 들어오는 법인세 예납분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큰 만큼 하반기 더 커질 수도 있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상반기 101조9000억원까지 급속히 불어난 후 하반기에 소폭 늘어 연말 117조원으로 마무리됐다.

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상황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상반기 정부가 세금으로 거둬들인 국세 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특히 법인세 감소 폭이 크다. 법인세는 6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4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조8000억원(26.4%) 적다. 같은 기간 소득세도 11조6000억원 적은 57조9000억원 걷히는 데 그쳤다. 

국세 수입에 세외 수입, 기금 수입 등을 모두 더한 총수입은 상반기 296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38조1000억원 쪼그라들었다. 6월까지 정부의 총지출은 35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조7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사업과 소상공인 손실 보상 사업이 종료되면서 총지출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상반기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55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9조6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빚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국가채무)는 1083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 말 대비로 보면 국가채무는 49조9000억원 늘었다. 연말 기준 국가채무 예상치인 1100조3000억원까지는 이제 16조원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