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반려동물 의약품 제조 쉬워진다

2023-08-21 16:28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려동물건강박람회-라이프스타일페어'에서 관람객이 반려견 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약사의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진출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인체용 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반려동물용 의약품의 제조 허용이 초읽기에 들어가서다. 이전까지 제약사가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생산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진입장벽이 있었다. 설비 투자의 부담 때문에 국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의 70%가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제약사가 기존 인체용 의약품 제조 시설을 활용해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동물약국 및 동물용 의약품 등의 제조업·수입자와 판매업의 시설 기준령' 개정안을 내달 4일 입법예고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가 동물용 의약품 산업 성장을 위한 규제 개선을 권고하면서 추진됐다.

반려동물용 의약품은 인체용과 동물용 의약품으로 모두 허가 받은 성분 22개를 비롯해 올해 8월31일까지 인체용으로 사용 허가를 받은 성분이면 별도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개정안의 시행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사업 진출을 꾀하는 제약사들이 기존 인체용 의약품 생산설비를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설비 투자 부담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용 의약품 제조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던 국내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028억원에서 2021년 1538억원으로 19.6% 성장했다. 다만 같은 기간 수입액 역시 780억원에서 113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시장의 70% 이상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다. 

반려동물 항암제나 혈압약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9000건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가구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로 반려동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생산을 위해 추가 생산설비를 도입하고 인허가를 얻으면서 소모하게 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 신사업 진입 문턱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