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직장인 '좋은 회사' 기준 바뀌었다… 상위권에 구글·두나무·네이버·세일즈포스
2023-08-09 15:33
잡플래닛 '2023 상반기 결산 일하기 좋은 기업' 20위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 상반기 잡플래닛 조사 결과 종합 부문 만족도 상위 20개사 목록에 대기업, 글로벌 기업, 공기업이 포진했다. 5개사는 모두 정보기술(IT) 기업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직후 주목받은 IT스타트업은 모두 밀려났다. IT스타트업의 자유로운 문화와 성장 기대감보다 ‘워라밸’로 불리는 일과 삶 균형과 수준 높은 급여·복지 만족도로 높은 평가를 받은 곳이 늘었다.
9일 기업 정보 플랫폼 운영사 잡플래닛은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기업 평가를 바탕으로 ‘2023 상반기 결산 일하기 좋은 기업’을 선정해 공개했다. 잡플래닛은 전직자·현직자가 기업의 △급여·복지 △워라밸(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 △승진기회∙가능성 △경영진 △총만족도 등 여섯 가지 항목별 점수(5점 만점)를 반영해 10점 만점으로 환산한 총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평가가 일정 건수에 미치지 않는 곳은 제외했다.
◆구글코리아, 美본사 감원으로 고조된 고용 불안에도 1위 차지
종합 2위인 두나무는 급여·복지 만족도만 놓고 보면 4.69점을 기록해 구글코리아(4.61점)를 눌렀다. 잦은 야근과 부족한 워라밸을 인센티브와 월급, 금전적 복지 등 ‘금융치료’로 상쇄하는 곳이라는 게 직원 평가다. 세일즈포스·SKT·라인플러스·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웹툰 등 다른 IT 기업도 급여·복지 평가 2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 점수는 4.5점 미만으로 두나무·구글코리아와 격차가 있다. 급여·복지 1위는 NH투자증권(4.75점)이다.
네이버웹툰은 종합 3위, 대기업 2위에 올랐다. 사내문화, 급여·복지, 경영진 항목 만족도가 두루 높고 기업추천율은 100%에 달해 눈길을 끈다. 두나무처럼 부족한 워라밸(3.91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는 구성원 사이에서 ‘비추’ 요소로만 인식되지 않고, 개인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긍정 요소로 인식되기도 했다. 잡플래닛은 앞서 ‘2023 주목할 기업’ 전체 11위였던 네이버웹툰이 이번에 3위에 오른 점을 짚으며 발전하고 있다고 봤다.
◆워라밸 아쉬우면 ‘금융치료’로… 공통 고득점 항목은 급여·복지
종합 부문 상위 20개 기업은 모두 급여·복지 항목에 4점 이상을 받았다. 회사마다 워라밸과 사내문화, 경영진 만족도 등 항목이 3점대인 곳도 있었지만 급여·복지 항목은 공통으로 고득점했다. 이는 직장인들이 회사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할 때 급여·복지 수준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시사한다. 워라밸이나 사내문화 등 나머지 항목에 점수를 주기 어려워도 급여·복지 수준이 훌륭하다면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았다는 뜻이다.
상위 10위권에 글로벌 외국계 기업이 2곳, 대기업 또는 관계사가 4곳, 공기업이나 기관이 4곳이었다. 잡플래닛은 “중견·중소기업은 10위 안에 들지 못했고, 20위권으로 넓혀 봐도 단 1곳이 이름을 올렸을 뿐”이라며 “2020년과 2021년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공기업들을 제치고 IT스타트업이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 상위권을 휩쓴 것을 생각하면 ‘일하기 좋은 기업’에 대한 직장인의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상반기 결산 ‘일하기 좋은 회사’ 종합 부문 50위 목록을 보면 20위권 안에 살다(1위),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5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9위) 큐픽스(12위) 등 신생 업체들이 여럿 있었다. 이후 조사에서 20위권에 든 스타트업은 2022년 AB180(13위), 2023년 VD컴퍼니(11위) 등 각각 한 곳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