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참가자 3만7000여명 태풍 피해 8개 시도로 대피

2023-08-08 15:49
156개국 대원들 버스 1014대로 분산 이동
체험 프로그램 계속 운영…11일 K팝콘서트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에스토니아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에 도착해 숙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 예보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8일 전북 부안 새만금 행사장을 떠났다. 정부는 버스 1000여 대를 동원해 156개국 3만7000여 명을 수도권과 충청권 등으로 이동시켰다. 잼버리 장소는 옮겼지만 참가 대원들이 머무르는 각 지역에서 남은 4박 5일간 잼버리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잼버리의 마지막을 장식할 K-팝 콘서트는 오는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수도권·충청권 등으로 전원 이동
새만금 잼버리 정부비상대책반 간사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현지 프레스룸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9시쯤 대만 참가자를 태운 첫 버스가 출발한 이후 모두 1014대 버스가 각 행선지로 순차 출발했다"며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7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이동 인원은 잼버리 참가자 전원이다. 지난 1일 시작한 이번 세계잼버리는 12일까지 새만금 일대에서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전날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버스는 국가별로 배치하고, 의사소통을 도울 통역요원이 동행했다. 안전한 이동이 이뤄지도록 경찰 헬기 4대가 항공 지휘하고, 순찰차 273대가 이동 경로를 에스코트했다. 경찰관 1850명이 투입됐다. 경찰 기동대 20개 부대와 교통경찰 500명은 이동 지역 교통을 관리하며 원활한 이동을 지원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숙소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권이다. 일부는 부안 외 다른 전북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 장관은 "수도권 등 8개 시도와 협조해 128개 숙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7개 숙소에 8개국 스카우트 대원 3133명이, 인천 8개 숙소에 27개국 3257명이, 경기 64개 숙소에 88개국 1만3568명이 머문다. 충청권은 대전 6개 숙소에 2개국 1355명이, 세종 3개 숙소에 2개국 716명이, 충북 7개 숙소에 3개국 2710명, 충남 18개 숙소에 18개국 6274명이 각각 배치됐다. 전북에는 총 5개 숙소에 10개국 참가자 5541명이 체류한다.

갑작스런 숙소 확보 과정에서 대기업과 대학들이 힘을 보탰다. 삼성은 경기 용인 삼성생명휴먼센터를, 현대자동차는 용인 현대차마북캠퍼스를 잼버리 참가 대원들 숙소로 내놨다. 연세대는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 기숙사를 제공했다.
 
치안·음식물 위생 등 안전대책 강화
정부는 새만금에 한데 모여 있던 참가자들이 각 지역으로 흩어지는 만큼 안전 대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각 지자체는 참가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숙소와 화장실 청결 상태를 점검하고, 의료 대책 등을 마련했다. 경찰은 각 지역 숙소를 순찰하고, 112에 신고할 때 외국인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각 숙소에서 제공하는 식사의 질과 양, 음식 위생 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방침이다.

새만금 잼버리 장소가 부안 새만금에서 전국 각지로 나눠졌지만 참가자들은 체험 프로그램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정부는 남은 4박 5일간 잼버리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해 잼버리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기 아이돌그룹이 대거 출연하는 K-팝 콘서트는 서울로 옮겨 개최한다. K-팝 콘서트는 애초 지난 6일 새만금 잼버리 행사장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폭염 등으로 11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일정과 장소를 변경했다. 하지만 태풍 여파로 참가자 전원이 새만금을 떠남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1일 오후 폐영식과 함께 열기로 했다.
 
이 장관은 "이번 대피는 태풍이라는 재난 상황으로부터 잼버리에 참가한 세계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비상 대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이 출국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고 즐겁게 대한민국을 경험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