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 유출 우려에 자국 경제학자들 압박..."디플레이션 언급 말라"
2023-08-07 17:11
중국이 자국 경제학자들에게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등 경제 관련 부정적 언급을 자제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본 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전문가들의 입단속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 7명은 FT에 “고용주들(소속 기관)이 특정 주제에 관해서는 공개적인 토론을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부에 자문을 제공하는 싱크탱크 소속 학자 두 명과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두 명은 당국으로부터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경제 관련 뉴스를 긍정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한 고문은 “당국은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코멘트가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들은 나쁜 뉴스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 사이에는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통계는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이들 대부분이 '수치'보다는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존하는 가장 큰 이유다. 중국 당국 역시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선제 검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왕단 중국 항셍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를 구하는 데 있어서는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정부 부양책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며 중국 당국이 전문가들의 평판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를 고려할 때 “중국이 이미 디플레이션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중국 국가통계국과 인민은행 고위 관리들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했다.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지난달 "중국에는 디플레이션이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