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두려움 속 부상자 지혈 나선 17살 윤도일군

2023-08-04 05:45

[사진=연합뉴스]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속 피를 흘리고 있는 피해자를 위해 기꺼이 도움에 나선 이가 있다. 17살인 윤도일군이다. 

윤군은 3일 오후 6시쯤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사건이 벌어진 AK플라자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백화점 야외 광장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남녀를 발견했다. 

이들은 피의자 최모씨가 백화점에서 흉기난동을 벌이기 전 차로 들이받아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당시 최씨는 체포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윤군은 피해자들에게 달려갔고, 부상이 심한 여성의 복부를 지혈했다. 

윤군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성분은 스스로 지혈하고 계시는 반면, 여성분은 너무 많이 다치신 것으로 보여 곧바로 지혈에 나섰다. 이후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남성분의 지혈도 도와주셨다. (피의자가 올지 몰라 두려웠지만)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에 30분간 지혈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군 쪽으로 최씨가 다가오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흉기를 든 채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봤다. 만약 그 상황에서 범인이 다가오면 대치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던 경찰관을 보고 도망치자 경찰관들이 뒤쫓았다. 그냥 계속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피해자 어머니로부터 온 전화를 대신 받아 상황을 설명하는 등 1시간 가까이 현장을 지켰던 윤군은 "평소 구급 대처에 관심이 많아 관련 영상을 보곤 했는데 도움이 돼서 다행이다. 피해자 두 분 다 시간이 갈수록 의식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시고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꼭 완쾌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백화점 인근에서 자신의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고의로 들이받아 5명을 다치게 했다. 이후 백화점 안으로 들어간 최씨는 흉기를 휘둘러 시민 9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부상자 14명 중 교통사고를 당한 6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