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정부가 도입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전면 시행됐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자동 투자하는 제도다. 도입 취지는 근로자 퇴직연금이 낮은 금리 유휴자금으로 방치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29일 고용노동부는 가입자들이 디폴트옵션을 쉽게 이해하고 운용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꼭 알아야 할 디폴트옵션 사항은.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을 받는 가입자가 운용에 직접 참여하는 DC와 IRP 계좌가 있는 이들만 적용이 가능하다. 회사가 퇴직금을 직접 운용하는 DB는 디폴트옵션 대상이 아니다.

DC 또는 IRP 가입자는 반드시 미리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디폴트옵션은 법적 의무사항으로 DC 사업장의 경우 미도입 시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IRP 가입자는 미설정 시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가입자가 디폴트옵션을 지정해도 당장 운용상품이 변경되지는 않는다. 디폴트옵션은 기존 상품 만기가 도래해도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대기기간이 6주 지나는 경우 적용된다. 상품 만기 도래 후 4주 내 운용지시가 없으면 금융회사는 디폴트옵션 적용을 사전 통지한다. 통지 후 2주 내에 운용지시가 없으면 적용되는 것이다.

다만 가입자가 희망할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을 대기기간 없이 바로 디폴트옵션으로 운용할 수 있다. DC 가입자 소속 직장에서 규약이 변경되지 않아 디폴트옵션을 지정할 수 없는 경우 가입자는 직접 지시를 통해 적립금을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가입자가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언제든 일반상품으로 변경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 상품 지정 시 주의해야 할 점은.

가입자는 투자위험과 목표를 고려해 디폴트옵션 상품을 지정해야 한다. 디폴트옵션 운용대상 상품은 투자위험에 따라 4가지 위험그룹(초저·저·중·고위험)으로 나뉜다. 그룹별로 구성상품이 달라 본인 투자성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지정해야 한다.

초저위험 상품은 정기예금 또는 보험사 이율보증형보험(GIC) 상품 100%로 구성되며 원금 보존을 중시하는 고객층을 목표로 한다. 저위험 상품은 펀드 40%와 정기예금·GIC 60%로 이루어진다. 투자 손실에 민감한 고객층이 목표다. 중위험 상품은 펀드 70%와 정기예금·GIC 30%로 우수한 장기 성과를 중시하는 고객층에 권한다. 고위험 상품은 펀드 100%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 장기 투자를 원하는 고객층이 대상이다.

-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른 변화는.

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라 기존 원리금보장상품 자동재예치 제도는 폐지된다. 가입자가 만기 도래하는 원리금보장 상품에 대해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거나 디폴트옵션 지정을 하지 않으면 만기 도래 자금은 대기성 자금으로 운용된다. 대기성 자금은 보험계약은 금리연동형 보험, 신탁계약은 대기자금 운용을 위해 자산관리기관이 제공하는 운용방법을 의미한다.

대기성 자금으로 계속 운용되면 가입자 운용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이에 고용부는 가입자에 만기도래자금에 대해 별도 운용지시를 하거나 사전에 꼭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라고 안내한다.

-좋은 디폴트옵션 상품을 고르는 방법은.

금융회사별로 디폴트옵션 상품 운용실적을 공시하고 있어 이를 비교해 더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도 홈페이지에서 가입 규모·수익률 등 디폴트옵션 상품 운용실적을 공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