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액상형 전자담배로 승부수…담배업계 새로운 시장 열리나

2023-07-27 14:59
'뷰즈' 출시로 포문…KT&G 등 경쟁사 '출시 계획 無'

 BAT로스만스의 '뷰즈 고 800(Vuse Go 800)'. [사진=BAT로스만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 3.0'. [사진=KT&G]
국내 담배시장이 다시 한 번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디바이스 신제품 가격 경쟁이 화두였다면, 하반기는 돌아온 액상형 전자담배가 화제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BAT로스만스는 ‘뷰즈 고 800(Vuse Go 800)’를 수도권 지역에서 한정 출시했다. 뷰즈는 올해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인 BAT의 대표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다. BAT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뷰즈는 2023년 6월 기준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46%를 기록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향과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을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2020년 시장에서 사라진 품목이다. BAT로스만스가 뷰즈 출시로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KT&G는 2019년 5월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출시했다가 이듬해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미국 담배회사 쥴랩스의 ‘쥴’도 한국 진출 1년 만인 2020년 철수했다. 두 제품 모두 개방형 액상형 전자담배로 정부가 안전성을 이유로 사용 자제를 권고하면서 시장에서 철수했다. 
 
뷰즈는 릴 베이퍼와 쥴과 달리 폐쇄형 액상형 전자담배로 액상이나 액상 카트리지를 교체할 수 없다. 대신 1만원에 구매해 800회까지 흡입이 가능한 제품이다. 가성비와 안전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것이 BAT로스만스의 설명이다.  

BAT로스만스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뷰즈는 과거 정부가 우려했던 개방형과 달리 폐쇄형인 만큼 위험 요소가 없다”고 강조했다.  
 
KT&G, 필립모리스, JTI코리아 등 경쟁사 등은 당장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계획은 없는 상태다.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하는 것보다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집중하겠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 3.0’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KT&G는 일체형의 심플하고 세련된 릴 하이브리드의 디자인 콘셉트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직선을 강조한 외관 디자인으로 입체감을 부여하고 전면에 디스플레이 베젤이 전체를 관통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다른 릴 시리즈와 차별점은 ‘일시 정지’ 기능이 새롭게 추가돼 디바이스 사용 중 총 2분 내에서 횟수 제한 없이 작동을 잠시 멈출 수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세계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국내 시장규모는 2680여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릴베이퍼와 쥴이 사라지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중소규모 업체들만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해왔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는 업계에서 대체로 동의한다”면서도 “정부의 사용자제 권고 이후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