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토큰증권 제도화하면 버크셔해서웨이도 살 수 있다
2023-07-28 08:00
투자 단위 미세화, 실시간 결제, 세계 단일 시장… 토큰증권 제도화의 3대 영향
올해 3월 기준 서울 강남의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전용면적 407.71㎡(123평)가 공시가격 162억4000만원으로 한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 김환기 작품 '우주'의 가격은 코로나 이전 2019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 기준 132억원이다. 세계 최고의 투자 집단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 주식 1주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52만 달러로 우리돈 6억6150만원이다. 평범한 사람은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평생 1주 가져보기도 쉽지 않다.
앞으로 "나 워런 버핏 회사 주식 샀어" "나 더 펜트하우스 청담 구입했어" "나 김환기 작품 우주 구입했어"가 진담이 될 수 있다. 증권형토큰발행(STO)이 금융권에 도입되면 투자자들은 부동산, 미술품 등 고가(高價)의 상품이나 비싼 주식을 누구나 단돈 1만원으로도 사고 팔 수 있다.
STO는 암호화폐를 주식처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데, 이때 발행되는 토큰은 증권에 적용되는 자본시장법 등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로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업비트 등 암호화폐 거래소에 등록돼 거래되고 있는 일반 암호화폐와 다르게 구분된다.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실물자산과 연동돼 있고 법적보호 장치를 마련한 후에 거래되기에 기존 암호화폐와 비교해 신뢰할 수 있으며 안정적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예술작품 투자 플랫폼 '마스터웍스'가 '앤디 워홀' 미술품 소유권을 잘게 쪼개 하나당 20달러에 판매했으며, 지난 3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인수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는 강남 빌딩에 대한 소유권을 토큰 하나에 5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거래하고 있다. 이 밖에 유튜브 채널, 음악 저작권, 귀금속,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자산이 토큰증권으로 거래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삼성전자는 주당 가격이 250만원이 넘자 주식을 50분의 1 수준으로 액면 분할했다. 주식시장에 이처럼 가끔 액면 분할을 통해 거래 주식수를 늘리는 사례가 있다. 주당 금액이 높으면 소액투자자의 진입이 어려워 투자자 범위가 줄어들고 주가의 유동성이 떨어지며 기관투자자와 큰손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점차 투자자 수가 확대돼 시장에서 큰손의 영향력이 줄고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해 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
토큰증권은 거래 단위의 무한 분할 기능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투자자의 양적 확대는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STO 제도화에 따라 쓰고 누구나 남은 잔돈을 다만 며칠 동안이라도 손쉽게 분산 투자가 가능한 금융상품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다. 현 주식시장은 매도 후 3 영업일 후에야 현금을 찾을 수 있는데 STO를 비롯한 암호화폐는 실시간 처리된다. STO가 정식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게 되면 예탁결제원에서 하루 이틀 머무는 정산 과정이 불필요하게 되므로 투자의 거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시장 유동성이 현저하게 증가하게 된다.
이제 투자 시장은 어느 한 국가의 경제 변동 영향에서 벗어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초거대 투자 시장으로 변해갈 것이다. 국내 주식 가격이 폭락해도 비트코인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STO가 투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 하나가 투자 단위의 미세화, 그리고 실시간 결제, 그리고 국경 없는 세계 단일 투자 시장의 등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이러한 변화가 몰고 올 미래 투자 시장의 흐름과 이에 따른 투자 대상의 변화에 촉각을 세워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