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암호화폐"란 질문, 디지털자산 세상이 온다

2024-08-27 06:00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

ABB(AI·Blockchain·Big Data, 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기술이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1990년대 인터넷 혁명시대 초기부터, 미래 인터넷 세상의 중심은 '데이터'가 되리라는 것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적지 않은 미래 예측 전문가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데이터 중요성을 인지했으며,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새로운 가속적 부 창출은 데이터·정보·지식 교환에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현실이 돼 전 세계적인 대부분의 선도 기업이 데이터·정보·지식 교환을 다루는 곳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됐다. 이를 통해 이제 단순한 데이터가 지식으로 발전하는 첫 단계가 이뤄졌다면, AI 탄생은 몇몇 전문가들을 통해 그동안 묵시적으로 다뤄져왔던 지식에 대한 개념을 현실적으로 다루는 지능 대중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런 패러다임 전환 속에 이보다 좀 더 빠른 행보로 중요한 흐름이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디지털자산)이다. 특히 많은 사람이 암호화폐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고 있다.

AI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또한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다. 그러나 AI와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다른 측면에서 다룬다. AI는 데이터를 단순히 데이터 자체로 다루고 있지만, 블록체인은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자산으로 다룬다는 측면에서, 바로 그 자산의 가치와 소유권(권리)이라는 측면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기존의 단순한 정보(데이터)에 가치와 소유권이 있는 새로운 형태를 '포스트 데이터'로 표현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미래 세상은 단순한 데이터 세상이 아닌 포스트 데이터 세상이 될 것이다.

블록체인이 다루고자 하는 것이 바로 포스트 데이터인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은 포스트 데이터를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데이터를 표현하는 수단이 필요하게 되며, 이를 표현하는 수단이 바로 암호화폐다. 즉 블록체인에서 이야기하는 암호화폐는 디지털자산인 포스트 데이터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세상은 암호화폐 대중화 시대가 온다는 것을 말하며, 블록체인 목적 자체가 암호화폐로 실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연유로 국내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이 둘을 분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미래 세상을 선도하고자 하는 선진 강국들은 AI뿐 아니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한 정책·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은 이미 암호화폐 자산시장(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MICA)법을 제정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암호화폐란'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이미 결론이 나와 있는 질문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 속에 국내도 규제 측면의 정책과 법뿐 아니라 암호화폐(디지털자산) 관련 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긍정적인 측면의 정책·법·제도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

모든 기술의 탄생과 발전은 순기능적인 측면과 역기능적인 측면이 상존한다. 이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킨 국가가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