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부동산 경매시장] 상반기 아파트 경매건수 1만4500건 '전년비 50%↑'··· 강남3구선 감정가보다 높은 낙찰가도
2023-07-23 18:09
23일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만4452건으로 이 중 4578건이 낙찰돼 낙찰률 31.7%를 보였다. 낙찰가율은 74.2% 수준이다.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기로 접어들기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전국 아파트 경매건수가 9634건였던 것과 비교하면 경매 진행 건수가 50%나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낙찰률은 41.8%, 낙찰가율은 92%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유찰이 잦아 경매에 나오는 물건들이 많아지고 낙찰가율은 크게 낮은 상황인 만큼 경매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최근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 반등 흐름은 낙찰가율 상승 흐름으로도 이어지는 추세다.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3년 6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8%로 전달 대비 2.1%포인트 높아지며 올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법원 경매정보 통계상 상반기 낙찰가율(74.2%)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0.9%에 이르러 전달(81.1%)에 이어 80%대를 유지했다. 강남 3구에서는 낙찰가가 감정가나 매도 호가보다 높은 사례도 확인됐다. 경매로 아파트를 구매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에 따른 2년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돼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이달 55억279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44억3000만원)보다 25%나 더 비싼 것이며 2위와 3위 입찰자도 51억원 이상을 써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도 호가보다 15% 비싼 금액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도 26억5288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시장에 나온 매도 호가보다 2억원 높다.
다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매물은 경매 시장에서 여전히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노도강 낙찰률은 16.6%로 강남 지역과 상반되는 분위기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41㎡는 첫 감정가 5억6800만원에서 두 차례 유찰돼 3억6352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낙찰가율도 전월에 대비 모두 상승했다. 오름폭이 가장 컸던 곳은 대구(79.8%)로 전달(73.1%) 대비 6.7%포인트 상승했다. 대전(77.6%)이 3.7%포인트, 울산(79.1%)이 2.9%포인트 상승했고 광주는 전달 대비 2.7%포인트 높아진 80.5%를 기록해 올해 1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80% 선을 넘었다. 부산(74.0%) 역시 전달에 비해 0.7%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과 집값 바닥론 확산 등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택 매수 수요 일부가 경매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과 집값 바닥론 확산,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려는 매수세 유입 등이 낙찰가율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낙찰률이 30%대 초반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별·가격별 차별화 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경매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낙찰률이 최소 50% 이상, 낙찰가율은 80% 중반대 이상까지 높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