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151회 '디 오픈'…LIV vs PGA 대표 스미스·매킬로이 재대결 관심

2023-07-19 00:00
英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서 티오프
셰플러·미컬슨 등 세계 정상급 156명 출전…10·17번홀 '악마의 코스' 변신
김시우 등 한국선수 7명·한국계 2명 첫 우승 도전…안병훈 극적 막차 탑승

디 오픈 챔피언십 깃발. [사진=R&A]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디 오픈 챔피언십(디 오픈)이 20일(한국시간) 개막한다.

디 오픈은 올해로 151회를 맞았다. 150회를 보내고 다가오는 200회를 향한 첫 발걸음이다. 총상금도 1650만 달러(약 209억4000만원)로 늘었다. 올해 대회는 영국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에 위치한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진행된다. 

1897년 처음 디 오픈을 개최한 뒤로 13번째 개최다. 최근 개최한 디 오픈은 2006년과 2014년이다. 2006년에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3번째 디 오픈 우승으로 기록됐다. 2014년에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7언더파 271타로 생애 첫 클라레 저그(디 오픈 우승컵)를 품었다. 

그전에는 월터 헤이건과 보비 존스(이상 미국), 디 오픈 6승을 거둔 피터 톰슨(호주) 등이 이곳에서 우승 감격을 맛봤다.
 
한 선수가 벙커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R&A]
올해는 156명이 그 감격을 향해 도전한다. 주요 출전 선수는 욘 람, 스코티 셰플러,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필 미컬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등이다. 지난해 우승자인 캐머런 스미스와 매킬로이의 재대결이 관심사다. 스미스는 지난해 우승 이후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골프)로 이적했다. 매킬로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를 대변하는 선수다. 

지난 17일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한 스미스는 "지난해와 같은 한 주가 됐으면 좋겠다. 1년이 지나도 디 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LIV 골프를 제쳐두고 매주 나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킬로이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일요일에 돋보이는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매킬로이 관련 성명이 발표됐다. 영국 골프경기단체인 R&A(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은 "매킬로이가 19일로 예고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매킬로이 측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매킬로이가 오는 20일(한국 시간) 개막하는 디 오픈 챔피언십(디 오픈)에 출전한다. [사진=R&A]
한국 선수는 총 7명(강경남, 김비오, 김시우, 김주형, 안병훈, 이경훈, 임성재), 한국계 선수는 2명(이민우, 한승수)이 출전한다.

안병훈은 극적으로 출전하게 됐다. 지난주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상위 10위 안착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갑자기 잡힌 출전 일정에 빨래하기 바빴다. 빨래는 했지만 다림질을 하지 않았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만난 안병훈 경기복이 구겨져 있었다. 다림질로 인해 후원사(CJ대한통운) 로고가 손상될 것을 우려했다.

안병훈은 "디 오픈에 많이 출전했다. 이번에는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다. 지난해 카드를 잃었다. 지금은 느낌이 좋다. 좋은 골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옷을 다리면 후원사(CJ대한통운) 로고가 손상될 것을 걱정한 안병훈 선수가 구겨진 경기복을 그대로 입었다. [사진=이동훈 기자]
김주형은 연습에 매진했다. 지난주 최종 4라운드 18번 홀 더블 보기 직후에 지었던 답답한 표정은 사라졌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다. 

김시우, 임성재 등은 클럽하우스 옆 퍼팅 그린에서 연습에 매진했다. 김시우와 안병훈은 블룸스틱 퍼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선수들이 연습에 매진하는 이유는 코스 때문이다. 올해는 파71에 7383야드(6751m)로 설정됐다. 전반 9홀 파35 3561야드(3256m), 후반 9홀 파36 3822야드(3494m)다.

지난해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와는 느낌이 다른 링크스 코스다. 좀 더 평평하면서 잔디가 바짝 눌려 있다. 벙커는 수도 없이 많다. 러프 지역은 길지 않지만 위협적이다.

올해 주목해야 하는 홀은 '파'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10번 홀과 '리틀 아이'라 불리는 17번 홀이다. 올해 두 홀에 변화가 생겼다. 

지금까지 10번 홀은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만만한' 홀로 통했다. 핸디캡 17번과 18번을 오갔다. 2006년 설정은 파5 534야드(488m)다. 이글 16개, 버디 239개가 나왔다. 2014년에는 파5 532야드(486m)로 변경됐다. 이글 16개, 버디 199개가 기록됐다.

올해는 달라진다. 파4 507야드(463m)다. 어려운 홀로 변모했다.
 
변경된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 17번 홀 전경. [사진=R&A]
17번 홀은 코스를 뜯어고쳤다. 티샷 방향에 덩치 큰 벙커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있다. 그린 좌측과 우측에도 벙커가 자리하고 있다. 그린 뒤 아름다운 바다 조망은 티잉 구역에 있는 선수를 홀린다. 바로 거기에 함정이 있다. 그린은 모든 방향으로 흘러내릴 수 있게 설정됐다. 한 번 내려가면 올리기 위해 진땀을 빼야 한다.

이 대회 코스 레코드는 65타다.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세르히오 가르시아, 더스틴 존슨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64타를 치면 경신, 65타면 동타다.

151회라는 긴 역사 속에서 한국 등 아시아 선수의 우승은 아직 없다. 한국 선수 중 우승자가 나오게 되면 최초로 기록된다. 한국인 메이저 우승은 2009년 우즈를 누르고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양용은 이후 1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