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워터 CIO "美 인플레 전투 안 끝나…이 수준 물가에 갇힐 것"

2023-07-14 15:38
내년 피벗 기대 시기상조
강력한 고용ㆍ에너지 가격 반등…고금리 오래갈 것

밥 프린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사진=브리지워터 홈페이지]

세계 최대 헤지펀드 미국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밥 프린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전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1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연준이 내년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내릴 것이라고 베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이날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프린스는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조만간 비둘기로 선회할 것이란 가정은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이번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성을 질렀다. 나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1% 넘게 상승하는 등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곧 끝날 것이란 기대가 증시를 밀어올렸다.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7월에 0.25%포인트를 추가로 올리며 기준금리가 5.5%에 도달한 후 내년 11월까지 3.75~4.0%까지 내려갈 것으로 본다.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 만큼, 인하 속도도 가파를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프린스는 고물가 고착화를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6월 근원CPI가 4.8%를 기록하는 등 둔화 속도가 느린 점에 비춰, 언제든 물가가 튀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완화됐으나, 여전히 너무 높다. 인플레이션은 이 수준에서 평준화될 수 있다”며 “우리는 이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장 큰 위험은 임금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이 반등할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린스는 근원물가가 3.5~4% 수준에서 바닥을 칠 것으로 봤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가 2%인 점을 감안하면, 끈적끈적한 물가가 쉽사리 내려오지 않을 것이란 게 그의 견해다. 특히 강력한 고용시장으로 인해서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오랜 기간 유지될 것으로 봤다. 

그는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형태가 이어질 수 있다”며 연준이 통화정책을 강화하면서 증시 시장의 투자자들이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스는 현금이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