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장교와 딸, 소아암 환자 위해 모발 기증

2023-07-13 15:30
해군본부 유에리 소령·딸 장유정 학생, '어머나 운동본부'에 머리카락 기부

유에리 해군 소령(왼쪽)과 딸 장유정 학생. [사진=해군]

해군본부 군수참모부에 근무하는 유에리 소령이 딸과 함께 13일 항암치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암 환자를 위해 머리카락을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어머나 운동본부의 ‘어머나’는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이다. 어머나 운동본부는 일반인들로부터 25㎝ 이상의 모발을 기증받아 항암치료로 탈모가 심한 어린이용 특수가발을 제작해 소아암 어린이에게 기증하는 단체다.
 
유 소령과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장유정 학생의 모발 기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유 소령은 2017년 원산함 기관장으로 근무하면서 우연히 TV에서 항암 치료 중 탈모 증상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이 체온 유지를 위해 모자와 가발 등을 쓰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이후 유 소령은 어린이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던 중 자신의 모발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오랜 기간 길렀던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를 시작했다.
 
유 소령의 모발 기부를 하는 모습을 본 유 소령의 딸도 소아암에 걸린 또래 친구들이 머리카락이 빠져 우울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전해 듣고 2018년에 처음 머리카락을 기부하기 시작해 2021년에 어머니와 함께 두 번째 모발을 기부했다.
 
유 소령은 딸과 함께 건강한 모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파마나 염색 등을 하지 않고 머리를 말릴 때도 머리에 손상이 없게 최대한 노력하며 소중히 관리 중이다.
 
장유정 학생은 “제 머리카락이 아픈 친구들의 웃음을 찾아줬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편식도 하지 않고 깨끗하게 머리카락을 길러 친구들에게 또 나눠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소령은 “저와 딸의 작은 노력이 소아암 환자들에게 소중한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며 “군인의 본분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듯,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어려운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