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지원과 스타트업계 체질개선, 규제완화 병행이 관건"

2023-07-18 18:30
전문가들 "글로벌 시장 회복세...투자 혹한기 장기화되지 않을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투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정책자금에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스타트업계 스스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민간 차원에서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스타트업 밸류에이션(가치)이 많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투자 환경이 앞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 역할보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스타트업계에 불고 있는 구조조정 칼바람이 오히려 경기 회복을 알리는 청신호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투자자도 스타트업 투자 시 가치판단을 신중히 해야 한다”며 “모태펀드나 성장 규모 펀드들에 대해 신속한 투자 집행을 진행해 벤처 투자를 촉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국회가 스타트업 인수합병(M&A)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애플, 테슬라, 메타 등이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굳건할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인재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빠르게 인수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회사 내부 역량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외부 힘을 빌릴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원장은 “국가 경제성장을 몇몇 대기업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타다와 같이 규제로 인해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친 스타트업이 더는 나와서는 안 된다”며 “혁신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펀드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CVC는 회사 법인이 대주주인 벤처투자전문회사다. 통상 CVC는 동일그룹 내 계열사로, 그룹 외부 출자자에게 펀딩을 받아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하지만 CVC가 조성하는 펀드에 외부 자금 비중을 40%로 제한하고 해외 벤처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비율도 펀드 조성액 대비 최대 20%로 한정해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CVC 등이 활성화돼 시장 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민간 투자가 이뤄지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작은 창투사(창업투자회사)’로 불리는 기업성장집합기구(BDC)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BDC는 비상장주식, 벤처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로, 벤처·스타트업계는 물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BDC 도입을 숙원사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그는 “이미 미국 등과 같은 선진국은 BDC 도입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본 사례가 많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BDC 도입 관련 법안을 속히 통과시켜 일반 투자자도 벤처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을 터주어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