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비하드웨어·B2B·신사업 '3대 동력' 기반 혁신 가속페달

2023-07-12 17:30
가전서비스·구동 등 순환형 모델 집중
전장사업 2030년까지 매출 20조 달성
디지털헬스케어 실리콘밸리 거점 투자

LG전자가 12일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선포한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존 가전사업만으로는 글로벌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 있는 데다 중국 브랜드 등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진단에서다.

이에 LG전자는 △비하드웨어(Non-HW)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성장동력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포부다. 2030년에는 매출·영업이익 등 주요 실적에서 3대 성장동력 비중이 절반 이상 되도록 초점을 맞춰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3대 성장동력 확보로 지속 가능한 성장 정조준

우선 LG전자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 콘텐츠와 서비스·구독·솔루션 등 비하드웨어(Non-HW) 사업을 더해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순환형 모델로 혁신을 꾀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에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한다. 현재 무료방송인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생활가전도 서비스 기반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속도를 낸다. 구매 후 새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UP)가전을 더 진화시키고 구독과 스마트홈을 접목한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점으로 삼기로 했다.

가전 경쟁력에 고객이 홈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가전 렌털·케어십 사업도 확대한다. 최근 5년간 LG전자 렌털·케어십 서비스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30%를 넘어섰다.

B2B 사업도 고도화한다. 집 안 공간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지난 65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커머셜과 모빌리티, 가상공간으로 확장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전장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으로 키워 20조원 규모 글로벌 '톱10' 업체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사업 발굴과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를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간다.

전기차 충전 사업도 단순히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조인트벤처(JV)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 역량을 마련하는 '인오가닉(Inorganic)'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기반 위에서 성장동력 고도화···일하는 방식 혁신도 눈길

LG전자 3대 성장동력은 그동안 꾸준히 기반을 다져온 사업을 고도화하는 것에 가깝다. 특히 VS사업본부는 2013년 출범 이후 9년 만인 지난해 흑자로 전환해 B2B 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최근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자 대부분 기업이 적자를 기록한 반면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도 B2B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 사업 부문별 실적 없이 잠정 실적만 발표했지만 VS사업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31%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수주 규모는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그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수요가 대부분이었던 생활가전 등 부문에서도 B2B 수요를 늘려왔다.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히트펌프·시스템에어컨 등 시장에 대한 선제적인 공략이 통했다. 실제 올해 2분기 시스템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3대 성장동력의 실적 견인 효과는 올해 연간 실적에서도 입증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LG이노텍 영향 제외)는 올해 매출액 65조1000억원과 영업이익 3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사업의 고도화는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 사장 특유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겠다는 '리인벤트'와 맞닿아 있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규 성장동력을 고도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조 사장은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조 사장은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함으로써 새로운 LG전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 비전과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