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투·우리운용, 달러 MMF 시장에 출사표… 흥행 여부는 미지수
2023-07-12 15:35
외화 머니마켓펀드(MMF)가 시장에 출시됐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우리자산운용이 선발로 나섰고 다른 자산운용사드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상품이 흥행하면 시중은행에 잠들어 있는 외화 단기자금이 자산운용업계에 유입돼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은행권 외화예금과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등 판매사 상품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첫 달러 MMF가 금융감독원의 펀드 심사를 거쳐 이날 출시됐다. 그간 MMF는 원화로만 운용이 가능했지만 금융당국이 외화예금 운용 수단을 확대하고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외화 MMF 출시를 허용하면서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 달러 MMF는 당초 지난해 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출시가 미뤄졌다.
달러 MMF는 여유 외화자금이 수시로 발생하는 수출기업 등이 단기자금을 운용할 때 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투자 대상은 만기 6개월 이내 양도성 예금증서(CD)와 만기 5년 이내 국채, 외화 집합투자증권 등이다. 이 밖에도 어음과 단기대출, 단기사채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
기관 판매 클래스 기준으로 운용보수가 가장 낮은 곳은 9bp(1bp=0.01%포인트)를 받는 우리자산운용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1bp, 삼성자산운용은 15bp를 받는다. 다만 직판·랩 기준으로 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8bp, 삼성자산운용이 10bp로 책정됐다. 우리자산운용은 직판·랩을 제공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달러 MM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 또는 해외 펀드를 운용 중인 운용사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익률 역시 미국채 수익률이 시중은행 외화예금 상품을 웃돌고 있는 만큼 선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달러 MMF 흥행 여부를 두고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외화 단기운용 시장이 완전히 새로운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이미 타 업권에서 시장을 일부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로 인해 일부 자산운용사는 달러 MMF 출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여유 외화 자금이 있는 기업들은 이미 은행 외화예금이나 증권사 RP형 CMA를 사용하고 있다"며 "별도로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 못하면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MMF 출시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보다 운용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더 작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MM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중금리가 낮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초기에 자금이 크게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금이나 RP와 달리 중도환매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상대적인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