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尹경제사절단 동행···폴란드 핵심 생산기지 점검 나서나

2023-07-11 05:50
폴란드 근무 계열사 임직원 9000명 수준
현지 배터리 공장 추가투자 가능성 제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12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구 회장이 LG그룹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로 꼽히는 폴란드의 현지공장 점검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오는 12일부터 4박 6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길에 함께한다. 경제사절단으로는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구 회장이 동행해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4대그룹 총수 중 구 회장의 유일한 동행이 폴란드에서 LG그룹의 위상을 가늠케 한다고 보고 있다. 1997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판매 법인을 설립한 LG그룹은 지난해 계열사들의 총 생산액이 127억 달러(약 16조5000억원)에 달했다. 폴란드에서 근무 중인 LG 계열사 임직원 수는 올해 6월말 기준 약 9000명이다.

현재 LG전자를 비롯해 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폴란드의 브로츠와프(Wroclaw), 므와바(Mlawa) 등에서 8개 법인(생산법인 5개)을 운영하고 있다. 

브로츠와프에는 LG전자의 냉장고·세탁기 생산법인이 있다. LG이노텍은 DC-DC 컨버터와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차량용 모터와 조명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지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분리막 코팅 소재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를 각각 생산법인에서 제조한다. 므와바에는 LG전자의 TV·모니터·인포테인먼트 생산법인이 위치해 있다.

특히 폴란드 배터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주력 사업장으로 꼽힌다. 앞서 1992년 구자경·구본무 선대회장이 뚝심있게 키운 배터리 사업은 LG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우뚝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각각 돌파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의 이번 순방이 최근 급성장중인 전기차 트렌드에 발맞춰 배터리 공장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도 구 회장은 지난해 10월 폴란드 총리를 예방한 뒤 브로츠와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다. 브로츠와프 공장은 연간 약 100만대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연 70GWh)을 갖췄다. 유럽의 주요 완성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구 회장은 당시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브로츠와프 공장을 LG 친환경 미래차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시킨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면 지난해에 이어 구 회장 공식 취임 후 두번째 글로벌 현장 경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사절단 일정이 우선인만큼 현지 공장 점검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사절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폴란드투자무역공사가 주관하는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및 MOU 체결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무역상담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한다. 이들은 양국 경제와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폴란드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 비즈니스 확대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사절단 VIP 일정이 촘촘하게 잡혀 있어 구 회장이 생산기지를 돌아볼 여력이 될지는 불투명하다"며 "아직 세부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4월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