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조병규 호' 우리銀 첫 조직개편 기업금융 방점…내부통제·글로벌도 챙겼다

2023-07-08 06:01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이 조병규 신임 행장 취임 사흘 만에 조직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조 행장이 줄기차게 강조해 온 기업금융과 영업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은행 내부통제와 글로벌 강화에도 적극 힘을 실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 2부문 21그룹 6본부 체제의 조직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조 행장은 취임 당일이던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직개편과 관련해 "인사 이동과 함께 조직도 영업을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며 "그다음에 대면 채널의 직원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결과물이다. 

이번 우리은행 조직개편은 크게 △건전한 영업문화 정착 △고객지향적 특화채널 구축 △글로벌 성장동력 강화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확보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기업금융 등에 대한 특화채널 신설이다. 우리은행은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해 산업단지 내 기업을 대상으로 투·융자를 통한 자금지원, 기업컨설팅뿐 아니라 자산관리 특화서비스 제공을 위한 PB 전문인력을 배치해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조 행장은 취임 전부터 우리은행을 '기업금융 명가'로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조 행장 스스로가 기업영업본부 지점장과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친 '기업금융 전문가'인 만큼 해당 영역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행장은 취임식에서도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그 첫걸음으로 수도권 인근 주요 기업 고객과 소상공인들을 방문해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통한 영업력 강화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은행의 영업력 강화는 임종룡 회장이 줄곧 강조해 오던 대목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VG(Value Group‧같이그룹) 규모를 200여곳에서 최대 40곳 늘려 영업점과 고객관리를 더 촘촘히 하고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TWO CHAIRS W’를 강남(청담·대치)에 개설, 본부장 및 12명의 소속장급 PB(Private Banker)를 배치해 자산관리 대표센터로서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내부통제 기능도 한층 강화했다. 금융사고 예방 및 불건전 영업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검사본부'를 신설했다. 검사본부는 은행 내부 감사조직의 컨트롤타워 성격으로 이사회 내 상임감사위원 산하에 신설됐다. 또한 영업본부에 준법감시인력을 소속장급으로 전담 배치해 건전한 영업문화 정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작년 말 조직개편 당시에도 내부감사조직 기능 중 본부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해 조직 전담 상시 감사 업무를 수행하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본부감사부서를 신설한 바 있는데 이 기능을 추가 확장한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의 조직 강화도 이뤄졌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과 인도, 방글라데시(다카) 지역의 퀀텀 점프(Quantum Jump) 차원에서 이들을 전담하는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새롭게 꾸렸다. 이를 통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부문을 전폭적으로 지원,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투자 유치 및 외국인투자기업을 위한 '글로벌투자WON센터'를 강남교보타워에 개설해 글로벌투자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밖에도 금융과 비금융 경계가 모호한 빅블러(Big Blur) 시대 비금융·플랫폼 기업들과 디지털 생태계 확장 및 비금융 부문 신규사업 발굴을 위해 ‘디지털신사업팀’을 신설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건전한 영업문화 정착을 위해 내부통제 조직을 강화하고, 급성장 중인 동남아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했다"면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글로벌투자부문 특화 채널 신설로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비금융사업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