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후무' 국창들의 판소리 5바탕, 전주세계소리축제서 열린다

2023-07-05 17:07
평균 연령은 81세...조직위원장 "삼고초려해 어렵게 성사시킨 무대"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소리문화의전당·전주한옥마을 등에서 개최

 
신영희 명창 [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연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왕준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은 5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열린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차별성을 강조했다. 
 
국가중요무형무화재 보유자 및 보유자급 원로 명창 5인의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는 이번이 아니면 다시 보기 힘든 특별한 무대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사무국은 오는 9월 15일 전북 전주에서 개최하는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원로 명창 다섯명이 제자들과 '심청가', '춘향가' 등 판소리를 완창하는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 무대를 올린다고 밝혔다.
 
공연은 9월 19일 김일구(84) 명창의 '적벽가'로 시작해 20일 김수연(76) 명창의 '수궁가', 21일 정순임(80) 명창의 '흥부가', 22일 신영희(80) 명창의 '춘향가', 23일 조상현(86) 명창의 '심청가'로 끝을 맺는다.
 
이번에 공연을 올리는 '춘향전' 완창은 5시간에 달하고, 가장 짧은 '흥부가'도 3시간 정도 분량이다. 명창들의 평균 연령은 81세로 연륜 넘치는 무대를 선사한다. 이 조직위원장은 "삼고초려해서 어렵게 성사시킨 무대다"라고 귀띔했다.
 
최고령 조상현 명창이 '심청가' 완창 무대에 오르는 것은 25년 만이다. '적벽가'를 선보이는 김일구 명창은 아들 김도현 명창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5일 간담회에 참석해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한 김일구 명창은 “전주세계소리축제도 아비뇽축제 못지않은 축제로 발돋움하게 모두 힘을 모으자”라고 당부했다.
김일구 명창 [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

김미화, 김한국과 함께 코미디 프로그램 ‘쓰리랑 부부’에 출연해 국악의 대중화에 기여한 신영희 명창은 20년 만에 '춘향가' 완창 무대에 오른다. 정순임 명창이 부르는 '흥보가', 김수연 명창이 전하는 '수궁가'도 기대를 모은다.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는 전주한옥마을 안에 있는 130여년 전 중건된 동헌의 풍락헌 뜰에서 열려 특별함을 더한다. 동헌은 현재 전주시장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전주부윤의 집무실이다. 객석은 100석 규모로 한정적이지만, 현장에 오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유튜브에도 공연 영상을 스트리밍한다.
 
개막공연은 전주시립교향악단과 가야금 연주자 문양숙, 소리꾼 고영열·김율희, 바리톤 김기훈과 소프라노 서선영 등 성악가들이 오른다.
 
젊은 소리꾼들의 판소리 완창 공연 '라이징스타 완창판소리'에서는 김율희 '심청가'와 이봉근 '적벽가'를 들을 수 있다. 한윤경 '흥부가', 정윤형 '춘향가', 이이화 '수궁가' 등 '청춘예찬 젊은판소리'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주 경기전에서 '경기전의 아침-풍류뜨락'은 정가의 강권순 명인과 하프시코드 이민주의 무대가 펼쳐진다. 경기전의 고즈넉한 정취와 함께 아름다운 동서양의 풍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다양한 확장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클래식&대중음악: 소리 인터페이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지휘자 장한나, 디토오케스트라가 소개된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의 조화를 새로운 음악으로 선사하는 앙상블 캐나다의 '콘스탄티노플'은 한국의 연주자들과 협연을 한다. 
 
폐막공연은 '이희문 오방신과 춤을'이다. 민요계 스타 이희문·오방신이 관람객들과 함께 춤을 추며 뛰노는 등 신명나는 무대를 준비했다.
 
나사(NASA)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을 축소하여 담아낸 설치 작품인 영국 미술가 루크 제람의 '가이아'도 만날 수 있다. 올해 주제인 '상생과 회복'에 잘 맞는 작품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오는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한옥마을 일대, 전북 14개 시군에서 열리며, 총 89개 프로그램으로 105회 공연을 갖는다.
 
루크 제람의 '가이아' [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