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IAEA 발표 존중"...與 "과학적 주장" 野 "깡통 보고서"

2023-07-06 01:00
당정, '국민 불안감' 불식 총력전...민주당, 결의문 채택‧장외투쟁 불사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국민대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데 대해 5일 "존중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일본 정부는 8월 오염수 방류를 목표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 우리 정부에 관련 설명과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우리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향후 IAEA와 일본 정부가 제시한 실시·점검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IAEA·일본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연근해 방사능 조사도 92개소에서 200개소로 늘려 우리 바다와 우리 수산물에 대한 안전 관리도 대폭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운 언급은 정부가 일본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인정하고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만나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방류로 인한 방사선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내용이 담긴 최종 보고서를 전달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8월 오염수 방류를 목표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11∼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오염수 방류 계획과 이해를 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부와 여당은 국민 불안감 불식에 나섰다. 정부는 일일 브리핑 등을 통해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핵심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설계상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수가 그대로 방출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염수 방류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는 별개 문제라는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국민의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국을 포함해 11개국 원자력 전문가들이 2년간 현장과 각종 시료를 검증해 내놓은 IAEA 보고서를 신뢰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염수 방류 장소에서 몇 ㎞만 나가도 문제가 없다는 게 과학적인 주장"이라며 "국익과 민생을 내팽개치고 총선 승리에만 매달려 혼란으로 이득을 보려는 세력, 국민 수준을 우습게 보는 괴담 선동정치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도 "(국제 기준에 맞으면 반대할 수 없다는) 문재인 정부 기조를 윤석열 정부에서 승계한 것"이라며 "국민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10년이든 30년이든 수산물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IAEA 보고서를 '깡통 보고서' '일본 용역 보고서'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을 절대 허용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의총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한 민주당 국회의원 결의문'을 채택해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 즉각 철회와 해양투기 외 안전한 처리 방법 제시 △대한민국 정부의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잠정조치 청구 즉각 시행 △후쿠시마 오염수 국회 검증특위 조속한 가동과 청문회 개최 협조 등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IAEA가 설비 점검도 하지 않고 일본이 제출한 자료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IAEA 결과만 들이밀며 바다에 내다 버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오염수 투기 저지 종합 컨트롤타워 구성, 야4당 연대 강화, 국제사회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입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