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한국 등 신흥국 피벗에 베팅해야"

2023-07-03 15:12
고정금리 받고, 변동금리로 주는 금리스왑 리시브 추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주요 월가 기관들이 올해 하반기 주요 투자처로 신흥국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 주요 신흥국들이 연내 금리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금리스왑(IRS) 리시브(receive)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남아공 IRS를 추천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IRS는 계약 당사자 간 원금은 서로 교환하지 않되, 원금에 대한 이자만을 상호 교환하는 파생 계약이다. 월가 기관들은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고정금리를 받는 대신 변동금리를 주는 거래인 금리스왑 리시브 포지션에 주목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남아공의 5년 이상 채권과 관련해 고정금리를 받고 변동금리를 지급하는 투자 방식을 추천했다. 조만간 이들 나라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 고정금리를 받는 게 훨씬 더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씨티그룹은 인도, 한국, 브라질을, HSBC는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체코 등에 이같은 방식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모건스탠리는 콜롬비아와 브라질을, 피델리티는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를 선호했다.
 
월가 기관들은 신흥국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보다 빠른 속도로 최종금리를 달성한 점에 주목했다.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폴란드, 멕시코 등은 금리 인상 행진을 멈췄으며, 헝가리는 금리를 인하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인상을 외치는 것과는 대조된 모습이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자산관리사 폴 그리어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여타 선진국보다 훨씬 빠르게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에 대처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과 상관없이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은 억제되고 있는 모습이다. 씨티그룹의 '신흥시장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올해 5월 기준으로 지난 12개월 중 약 11개월 동안 하락했다. 서프라이즈인덱스는 실제 경제지표와 예상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