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차기 미스터 런민비' 판궁성 내정설

2023-07-02 12:36
인민銀 1인자 발탁된 英·美 유학파 경제관료
인민銀 총재 임명설도···'원톱체제'로 회귀하나
경기부양·환율 안정 등 과제도 산적

판궁성 신임 인민은행 당서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1인자인 신임 당서기에 판궁성(潘功勝, 60) 인민은행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장이 임명됐다. 당서기에 오른 판궁성이 차기 인민은행 총재까지 맡을 가능성이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흘러나온다.
 
인민銀 1인자 발탁된 英·美 유학파 경제관료
중국 인민은행은 1일 오후 영도간부 회의에서 당중앙조직부 결정에 따라 판궁성이 인민은행 당서기로 임명됐다고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1963년생 안후이성 출신으로, 중국 인민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딴 판궁성 신임 서기는 중국 최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에서 10여년간 근무하며 부동산 대출, 은행주식제 개혁 등을 담당했다. 2008년 농업은행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 재무 관련 업무를 맡다가 2012년부터 인민은행 부행장으로 재임했으며, 2015년 말부터는 국가외환관리국 국장도 겸임했다. 

'국제 대형은행의 성장노선', '상장사의 투자자 관계 관리', 상장은행의 시가총액 분석', '대형은행의 도약-중국 대형은행 부흥의 길' 등과 같은 논문도 발표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전형적인 학자형 관료'라고 그를 소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도 수학하는 등 해외 유학 경험도 풍부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적 경험이 풍부한 게 판 서기가 인민은행 1인자로 발탁된 배경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달 초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인민은행 서기가 교체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 카운터파트너인 허리펑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고위급 관료와 경제 회의를 가지며 판궁성 신임 서기와 '상견례'도 예상된다. 옐런 장관은 앞서 상대방에 대한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새 지도부 그룹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인민 총재 내정설도···'원톱체제'로 회귀하나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판궁성 서기가 차기 인민은행 총재로 내정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공상은행·농업은행의 주식제 개혁을 통한 증시 상장, 위안화 환율 시장화 개혁, 예금보험제 도입, 채권시장 대외 개방, 부동산 금융규제, 인터넷금융 관리감독 등 사실상 중국 금융체제 개혁개방에 깊숙이 참여한 인민은행 총재 적임자라는 것. 

통상 중국 인민은행 총재직은 국무원 총리 지명을 거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판궁성 서기가 총재에 발탁될 경우, 인민은행 지도부는 당서기가 총재를 겸임하는 '원톱 체제'로 다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시진핑 집권 2기가 시작된 2018년부터 중국은 인민은행 내부 당서기와 총재직을 따로 분류해 궈수칭(郭樹淸, 당서기)-이강(易綱, 부서기 겸 총재)의 '투톱 체제'로 운영했다. 서기는 인민은행에서 인사와 당 업무·개혁 등을 담당하고, 행장은 은행의 실질적인 일상 업무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미 1일 인민은행 영도간부 회의에서는 판궁성 서기 발탁과 함께 궈수칭 서기와 이강 부서기를 해임한다는 소식도 발표했다. 이강 총재가 부서기에서 물러나면 사실상 총재직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다. 사실 이강 총재는 올해 65세로 이미 부장(장관)급 정년을 채우며 올 초 열린 양회에서 퇴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깜짝' 유임됐다.
 
경기부양·환율 안정 등 과제도 산적
판궁성 서기가 총재직까지 맡는다면 그 앞에 높인 과제도 막중하다. 최근 글로벌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더블딥(이중침체) 리스크에 맞닥뜨린 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통화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서다. 

특히 시장은 중국이 침체된 부동산 수요를 비롯해 내수를 살리기 위해선 더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인민은행이 10개월 만에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물,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인하했지만, 이로는 역부족이라는 것. 지난달 30일 발표된 중국의 6월 제조업 경기 지표도 석 달째 위축 국면을 이어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미국 달러화 강세, 중국 경기 침체 우려, 미·중 지정학적 갈등 등 여파로 위안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위안화 가치는 역외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7.28위안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래 최저치다. 올 들어서만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3.75% 급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인민은행은 지난달 30일 통화정책위원회 2분기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환율의 급격한 변동 리스크를 단호히 예방하고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경기 둔화에 맞서 "거시정책 조절 강도를 강화해 정확하고 강력하게 온건한 통화정책을 시행해 실물경제를 강력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판궁성이 신임 총재로 임명돼도 기존의 인민은행 통화정책 기조는 크게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명보는 리뤄판 싱가포르 개발은행(DBS) 홍콩 재무시장부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를 인용해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이번 인사 변동으로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추가 기준금리 인하나 금융기관 지급준비율 인하 등이 예상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