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 레이거노믹스"…'바이드노믹스' 들고 나온 바이든

2023-06-29 15:48
'위에서 아래로' 아닌 '중간에서 위로'
제조업 및 중산층 재건 골자…인플레 감축법 등 선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들고나왔다. ‘레이거노믹스’로 상징되는 미 공화당의 낙수 경제 시대에 막을 내리고, 미국 제조업 및 중산층 재건을 내세우는 바이드노믹스의 시대를 새로이 열겠다는 포부다.
 
28일(현지시간) CNN,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이뤄진 한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정책을 ‘바이드노믹스’로 지칭하며 중산층을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감세를 통해 부의 효과가 빈곤층까지 내려가는 ‘위에서 아래로’의 낙수 경제는 근본적으로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간에서 위로,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경제를 성장시키는 바이드노믹스가 새 시대를 위한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십 년간 미국의 중산층이 경제의 낙수효과를 볼 것이라는 이론은 근본적으로 틀렸다”며 “나의 전임(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같이 생각했고, 부자들을 위해 2조 달러 세금을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화당은 다시 대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세금 감면에 나서려고 한다"면서 "낙수효과 접근은 틀렸다. 나는 우리나라가 똑같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세월 동안 공급망은 붕괴했고 수백만 명은 실업 상태에 내몰렸다"며 "(하지만) 이제 우리는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경제 성장을 목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드노믹스는 새로 경제를 재건하는 것이며, 미국에 대한 투자이자 중산층 재건"이라고 역설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중산층 생활 여건 개선과 복지 향상을 위한 ‘중산층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등 오랜 기간 중산층 살리기에 집중했다.
 
바이드노믹스의 또 다른 굵직한 뼈대는 제조업 재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아시아로 공급망과 핵심 제조업이 옮겨가며 중서부에 집중된 지역들이 공동화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프라 투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법 등을 통해 인프라, 청정에너지,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한 것을 최대 경제 성과로 자랑한다. 이들 법을 통해 제조시설에 대한 건설 지출이 2021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 특히 흑인 및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도 경제 성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CNN은 미국인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드노믹스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66%는 경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75%는 경제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