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양자컴퓨터 발전 위해 전문가 재교육 필요"...美 아이온큐, 정부·현대차와 지속 협력

2023-06-28 18:00
김정상 아이온큐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 인터뷰
양자컴퓨터는 '슈퍼맨'...무엇 할 수 있나 찾고 약점 해소해야
기존 초전도 양자컴은 정확도 낮고 시스템 확장 어려워...이온트랩 가능성 주목해야
한국 산업계 전문가 대상 양자 알고리즘 교육...실무 양자 인재 육성

김정상 아이온큐 최고기술책임자 [사진=아이온큐]

구글·IBM 등과 함께 전 세계 양자컴퓨터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기업 아이온큐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방한해 한국 양자컴퓨터 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2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터 시장은 초창기인 만큼 한국도 글로벌 1위로 치고 나갈 잠재력이 있으며 한국의 다양한 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양자 알고리즘을 배움으로써 전체 산업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다음은 김 CTO와 일문일답.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로 무엇을 할 수 있나?

"양자컴퓨터의 정확한 원리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대신 '양자중첩'을 통해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고 '양자얽힘'을 통해 양자 큐비트 사이 연결고리가 생긴다는 것을 자연현상으로써 받아들이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양자컴퓨터는 슈퍼맨과 같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초능력으로 고전적 컴퓨터가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현재 양자컴퓨터 업계는 이러한 초능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이온큐의 이온트랩(상온·진공) 양자컴퓨터는 구글·IBM 등의 초전도(극저온) 양자컴퓨터와 비교해 기술·경제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나?

"실제 양자 알고리즘을 실행해 보면 연산 성능이 더 우수하게 나오는 게 아이온큐 기술의 강점이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복잡한 계산을 효율적이고 충실하게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 게이트를 활용해 계산하는데, 그 충실도가 좋아져야 한다. 충실도가 좋지 않으면 큐비트가 1000개를 넘어도 제대로 된 연산을 할 수 없다. 큐비트 사이 연결관계도 중요하다. 때문에 아이온큐는 큐비트 연결관계를 명확히 하고 양자 알고리즘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 사업자가 추진 중인 초전도 방식은 극저온 냉각기가 필요하다. 냉각기 내부에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넣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반면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는 소형 진공 체임버에서 원자 고립을 진행하기에 시스템 규모 확장이 용이하다. 진공도를 높이는 것에만 집중하면 되니 시스템 규모와 구축 비용에서 우위에 있다."

-아이온큐가 최근 선보인 양자컴퓨터 '포르테'의 강점은?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핵심은 쓸모 있는 계산을 잘하는 것에 있다. 쓸모 있는 계산의 척도는 '알고리즘 큐비트(AQ)'다.  단순히 큐비트를 늘리는 게 전부가 아니라 양자 알고리즘 실행에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 큐비트가 많아야 제대로 된 양자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포르테는 29개의 알고리즘 큐비트를 갖추고 있다. 반면 경쟁사 양자컴퓨터는 하드웨어 성능이 공개돼 있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알고리즘 큐비트가 10개가 넘는 경우가 드물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퀀텀플랫폼'에서 아이온큐와 한국 정부·기업의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나?

"아이온큐의 주요 투자자인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많은 한국 기업이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산업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한국에는 많은 전문가가 있고, 현대차만 해도 배터리, 화학, 자율주행 등에 강점이 있다. 다만 이 전문가들이 양자 알고리즘을 모르기에 양자컴퓨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이러한 전문가를 대상으로 양자 알고리즘 재교육을 진행하는 형태로 한국과 함께 양자컴퓨터 전문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는 향후 어떤 산업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까?

"양자컴퓨터는 장기적으로 지금의 컴퓨터·인터넷과 같은 위치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진정한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양자 기계학습과 물성·화학 연구 등에서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