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칩스법' 협약해도 지원금 못 받을 수도? "투자의향서 400개 접수"

2023-06-24 14:37
"엄청난 관심…어디 지원할지 힘든 선택"
중국 생산능력 확대 제한 선은 고려 중

SK실트론 미국 공장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반도체법 지원금을 신청하려는 기업들이 너무 많아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생길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상무부 한 고위당국자는 23일(현지시간) 화상브리핑에서 "상무부가 지난 2월 반도체법 지원금 신청 절차를 안내한 이후 민간 부문에서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에서 반도체를 더 생산하기 위해 지원금을 받으려 하는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400개 가까운 투자의향서를 받았다"며 "프로젝트들은 미국 37개 주에 분포됐고 대형 반도체 제조시설부터 소재 공급자 등 생태계 전반을 아우른다"고 했다.

상무부 고위당국자는 이어 "반도체법 예산을 어디에 쓸지 매우 힘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며 "분명히 모든 신청자가 지원금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향서는 지원금을 정식 신청하기 전에 하는 단계이며, 상무부는 기업들의 수요를 가늠하기 위해 관심 있는 기업은 투자의향서를 먼저 제출하라고 안내한 바 있다.

반도체법 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을 제한한 가드레일 규정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요청한 중국 내 생산능력 확대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훌륭하고 사려 깊은 의견들을 받았고 모든 의견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가드레일 규정은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면 안 된다고 명시한 것으로, 한국 정부는 이를 10% 이상으로 늘려달라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반도체법 지원금은 미국 반도체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것으로,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지급하는 비용이다. 지원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기로 상무부와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