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첫 해외 진출국 UAE 낙점···이유는

2023-06-22 13:01
2026년 개원 목표로 'UAE아산소화기병원' 설립···65병상 규모
소화기암, 간이식 관리 등 고난도 중증 치료

22일 열린 UAE아산소화기병원 운영 계약체결식에서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오른쪽), 파리드 빌베이시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사 CEO가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두바이 공항에서 내리면 단 10분, 하루 교통량이 20만대에 달하는 ‘교통의 요충지’ 두바이 헬스케어시티Ⅱ에 2026년 ‘UAE아산소화기병원’이 들어선다. 이곳은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2만2150㎡ 규모로 65병상을 갖출 예정이다. 병원에선 위를 비롯해 대장, 간, 담도·췌장 등 소화기 질환을 진료한다. 이 외에도 최소침습적 소화기질환 치료와 수술 중심 소화기암, 고도비만, 소아소화기질환 등 중증치료를 전문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첫 해외 진출국으로 낙점했다. 병원은 2026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22일 UAE 소재 투자 회사인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와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 설립·운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서울아산병원은 진료와 교육 등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고,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사가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UAE아산소화기병원이 설립되면 병원의 의사 6∼7명과 간호사 4∼5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국내 인력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머지는 현지 인력을 채용한다는 전략이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해외병원사업단장은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두바이를 직접 찾았던 의료진 2명을 포함해 향후 파견 관련해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3년여 시간이 남아있어 현재는 설계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바이에도 한국 의사들이 많다. 현지에서 영입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산병원은 이번 계약으로 별도의 출자 없이 의료 시스템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인건비와 함께 향후 15년간 매출액의 일부, 성과 인센티브 등의 운영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그간 쌓은 진료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UAE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면서 “현지 의료진 교육을 통해 중동 지역의 의료 수준 향상에도 기여해 글로벌 병원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아산병원 브랜드 첫 해외 진출, 왜 UAE인가

아산병원에 따르면 UAE는 인구 5명 중 1명이 위산 역류,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소화기질환을 앓고 있다. 전체 암 중 대장암이 두 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또한 UAE는 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육식 위주 식습관 때문에 최근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만 유병률은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의료 환경을 고려해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사에서 중증 고난도 치료를 하는 서울아산병원에 2019년 병원 설립 관련 협력을 제안해 왔다. 서울아산병원은 2년간의 검토 끝에 2021년 합작 계약을 결정했고, 이후 부지 매입, 병원 설계, 합작법인 설립 등의 절차를 거쳐 이날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파리드 빌베이시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사 CEO는 “이미 많은 UAE 환자가 아산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병원이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의료 분야 선구자인 아산병원과의 합작 전략이 현지에서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에는 자국에서 치료가 어려운 UAE 환자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65명의 환자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을 받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3473명, 작년 한 해에만 3197명에 달하는 환자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