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진행된 올해 의료수가 협상…의원·약국은 '결렬'

2023-06-01 21:06
내년 1.98% 올라, 추가 재정 소요액 1조1975억
재정 부담 늘어나 건보료 인상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올해 수가(의료서비스에 대한 대가) 협상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급격한 물가상승 등으로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가입자 측과 의료물가 상승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공급자 간 시각 차이가 커서다. 의원, 약국 등은 공단이 제시한 수가 인상안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국민들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수가 인상에 따라 병원에 내는 진료비가 상승하고 건강보험료도 오를 수 있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가 내년에 1.98% 오른다. 추가재정소요액은 1조 1975억원으로 전년보다 1127억원 증가했다. 기존 인상률은 2020년 2.29%, 2021년 1.99%, 2022년엔 2.09%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병원 1.9%, 치과 3.2%, 한의 3.6%, 조산원 4.5%, 보건기관 2.7%로 타결됐다. 그러나 의원, 약국 등은 공단이 제시한 수가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초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은 의원 1.6%, 약국 1.7%였다. 의원의 경우 2023년도를 위한 협상에 이어 2년 연속 수가 협상을 체결하지 못했다.

수가 인상으로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건보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은 7.09%다. 내년 건보료 수준은 오는 8월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결정된다.

환자들이 병원이나 약국에 내는 진료비나 약값의 본인부담액도 수가 인상 폭만큼 오르게 된다. 

공단은 여러 차례 협의 과정에도 의원·약국과의 협상이 결렬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공단 측은 “가입자·공급자 간 시각 차이 해소를 위해 여러 차례 협의과정을 거쳤으나 의원, 약국 유형과 결렬된 게 아쉽다”면서 “공단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원활한 협상을 위해 노력해 왔고 의료 인프라 유지와 가입자의 부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내년도 수가 계약 결과를 향후 개최될 건정심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때 건정심은 협상에서 결렬된 의원과 약국의 수가 인상률을 이달 중 최종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