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브린의 For Another Perspective] '요술램프'에서 무엇이 튀어나올 것인가
챗GPT의 창시자이자 오픈AI의 대표 샘 올트먼과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로크먼이 이번 달 서울에서 열린 "OpenAI Fireside Chat” 행사에서 청중으로부터 받은 첫 질문은 AI가 종교 기관의 역할을 대행하고 일종의 교회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인가였다. 테블릿 위에서 처음으로 질문을 목격한 사회자는 질문을 큰 소리로 읽으면서 킬킬 웃었다. 마치 질문이 당혹스럽게도 주제와 무관한 것처럼.
그러나 브로크먼은 좋은 질문이라며 AI에 의해서 인생의 모든 부분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근본적으로, AI는 인간의 활동과 관계를 강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자면 사람들이 이미 성경 구절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어드바이스(advice)를 제공하는 "AI 목사"를 창조했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가장 위대한 황금 시대로 진입하려고 한다"고 말한 올트먼 대표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AI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있다. 이번 행사에서 아무도 던지지 않은 질문이지만 그것은 비의도적인 결과(unintended consequences)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러한 두려움은 지난달 '인공지능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이 AI의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알리며 구글을 떠나면서 증폭되었다. 이러한 두려움 가운데에는 AI에 의해 사라지는 재앙적 수준의 일자리, 사건 사고, 범죄자들이 설치한 파괴적 AI 그리고 반민주적인 정부 등이 포함되어 있다.
AI에 대해 경고음을 보낸 또 다른 인물은 구글의 신사업개발 총책임자 모 가댓이다. 그는 아직 아이를 가지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아이를 낳기 전에 AI 이슈가 전 세계적으로 좀 더 분명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충고한다. AI를 개발하는 전문가들조차도 문제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AI가 곧 인간보다 지능에서 앞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군중 속에서 얼굴을 식별하는 것과 같은 특정의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뿐 아니라 일반적인 모든 면에서도 우리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AI가 자신만의 코드를 적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단기간 내에 인간보다 수천 배가 큰 IQ를 지닌 AI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또 AI가 의식이 살아서, 생각하고 감정을 가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두려움이 너무 과대 포장된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지만 힌튼이나 가댓과 같은 AI 대가들까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한 것을 보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주목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AI 개발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는 지금 당장 다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또 다른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린 '요술병'에서 튀어 나온 자니를 되돌릴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는 생각보다 쉽고 단순하게 대답을 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질문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AI란 무엇인가? 어느날 우리 집에 AI 로봇을 가지게 된다면 나의 무엇과 비교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가 우리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 하냐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불교 신자로 인간은 고통을 받는 존재로 마음의 수련과 종교적 수행, 육체 노동과 올바른 행동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게 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로봇은 고통을 받고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당신과는 다르다. 당신은 AI를 하나의 도구로 여기고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AI는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신에게 어드바이스를 해주기 때문에 마치 슈퍼 지능을 가진 하인처럼 당신의 종교적 수행에 효과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이다. 당신이 기독교인이래도 당신은 AI와는 다르다. AI 로봇은 예수에 의해 구원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레그 브로크먼이 말한 것처럼 당신은 AI를 성경 전문가나 카운슬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무신론자이거나 불가지론자라면 어떨까? 세속적인 물질주의자들에게는 인간이란 동물을 형성하는 원자들로 결합되어, 자기 앞의 아무것도 신경을 안 쓰며 우주의 공간을 질주하는 미지의 행성에 살고 있는 존재이다. 이들 세계관의 핵심은 인간이 동물 중에서 가장 지능이 높기 때문에 그들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AI가 이런 관점을 가진 인간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AI가 인간보다 훨씬 지능적이라서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스투피드"(homo stupid)로 변할까? 그렇다면 물질주의자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AI는 우리가 개미를 무시하듯이 우리를 무시할까? 아니면 AI가 위협을 느끼고 우리를 파괴할까?
우리는 분명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IQ와 다른 무엇인가에 의해 우리들이 구분되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AI에 대한 존재적 두려움은 떨치기가 힘들다. 왜나하면 세속적인 물질주의란 사실 민주주의 사회 엘리트 주의에 대한 신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질주의자들은 결국 자신들의 믿음을 바꾸게 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AI는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것이 지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나타내 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영적인 존재이고 인생의 신비로운 선물로 축복을 받아왔다. 이렇게 나아가면 AI는 종교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는, AI가 우릴 좀 더 종교적으로 만들 것이다.
[필자 약력]
마이클 브린은 현재 글로벌 PR 컨설팅 회사인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스 CEO다. '가디언' '더 타임스' 한국 주재 특파원, 북한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컨설턴트, 주한 외신기자클럽 대표를 역임했다. 가장 최근에 출간한 <한국인을 말한다>를 포함해 한국 관련 저서 네 권을 집필했다. 1982년 처음 한국에 왔으며 서울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