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소화 후 반등 거래에…전고점 속속 회복하는 강남·판교 대장주 아파트

2023-06-15 18:22

[사진=연합뉴스]

강남, 잠실, 판교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반등에 성공해 집값이 최고점을 찍었던 2021~2022년의 전고점 가격도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 하락기에 거래가 끊겼던 일부 단지에서는 이미 신고가 기록을 새로 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급매 물건이 소화되고 상승 거래가 속속 이뤄지면서 대장 아파트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지난 3월 47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직전 고점가격인 46억7000만원(2021년 7월)을 넘어선 가격으로 이 단지에서 거래된 신고가다. 지난달에는 전용 84㎡가 39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2021년 10월 거래된 40억원 신고가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다.
 
급매물이 속속 거래되면서 호가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이 단지 전용 112㎡ 호가는 이달 49억원으로, 전용 84㎡ 호가는 41억원으로 올라섰다. 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는 8월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가 임박했는데도 신고가가 터지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한강 파노라마뷰 조망이 가능한 매물은 최근 호가가 직전 고점인 2021년 가격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도 직전 고점에 속속 도달하고 있다. 잠실동 엘스 전용 119㎡는 지난 4월 34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2021년 11월 최고가 거래액과 같은 수준이다. 가장 최근 거래가는 이달 7일 거래된 32억8000만원으로, 4월 신고가보다는 1억2000만원 하락했지만 직전 거래가(31억2000만원·5월)보다는 1억6000만원 상승했다. 
 
잠실 리센츠도 전용 98㎡가 5월 25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20년 9월 작성된 이 단지 신고가(25억9700만원)를 바짝 추격한 모습이다. 같은달 전용 84㎡도 23억1500만원에 거래돼 올 초 최저점(18억2000만원) 대비 4억9500만원 상승했다. 잠실트리지움 전용 149㎡도 지난 1월 34억원에 거래돼 이 단지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급하강기에 거래가 끊기다시피한 여의도에서도 최근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광장아파트 전용 139㎡는 지난 4월 23억75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21년 4월(21억원) 후 최고가다. 인근 진주아파트 전용 72㎡도 4월 1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세웠다. 
 
범강남권으로 불리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와 분당지역 집값 또한 낙폭을 줄이며 전고점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39㎡는 5월 3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거래된 29억3500만원보다 6억6500만원 상승한 금액으로 이 아파트 신고가인 39억1000만원(2022년 1월)에 근접하고 있다. 삼평동 봇들8단지 휴먼시아 전용 84㎡ 역시 지난달 19억원에 거래돼 이 단지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고점은 2020년 7월 신고가인 16억780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오른 호가가 실거래가에 반영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추격 매수는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아직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과거 대세 상승장을 이끌었던 '패닉바잉'은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3구, 여의도, 용산, 판교 등 입지가 뛰어난 지역은 부동산 하락기 때 거래가 얼면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빠졌는데 최근 거래가 늘면서 고점 회복 속도가 빠른 것"이라며 "특히 정부의 10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규제 완화로 그동안 억눌렸던 중산층들이 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