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쏟아지는 실효성 지적에···최종금리 14일 공개

2023-06-12 10:33
금융위, 12일 '청년도약계좌 협약식·간담회' 개최
은행권 우대금리 '꼼수'에 금융당국 "실망스러워"
상품 출시 직전까지 은행 간 눈치싸움 계속될 듯

[사진=금융위원회]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청년층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돕는 청년도약계좌가 오는 15일부터 개시되지만, 출시 이전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역마진'을 우려한 은행권이 정부가 제안한 '하한선' 금리인 6% 수준으로 상품 금리를 통일하고, 우대금리 조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실망스럽다"며 불편한 심경을 고스란히 내비쳤고, 최종 금리 공시도 이틀 늦춘 오는 14일 발표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청년도약계좌 협약식·간담회를 열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하는 12개 은행의 은행장·부행장이 직접 현장에 참석해 취급협약을 체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은행들이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것은 가장 의미 있는 사회공헌의 하나"라면서 "청년도약계좌의 안착을 위한 은행장들의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청년도약계좌는 매월 최대 70만원씩 5년 적금을 넣어 최고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게 돕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다. 당초 금융위는 이날 협약식을 진행하면서 최종 금리도 공시할 예정이었으나, 공개 일정을 이틀 미뤘다.

문제는 지난주 은행들이 제시한 중간 공시다. 청년도약계좌는 다섯 해를 꼬박 채워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은행권에서 높은 금리 수준을 제시해야 흥행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첫 뚜껑을 열어보니 기본금리 수준은 3.5~4.5%에 우대금리를 2~2.5%씩 붙이는 구조였다. 무엇보다 기업은행(4.5%)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기본금리는 3.5%로 차이가 없었고,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첫 거래 조건인 고객이거나, 최대 3년 동안 매월 30만원 이상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사실상 6%대 금리를 적용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금융당국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유재훈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당초 (청년도약계좌) 금리 산정에는 당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려고 했는데, 은행들이 제시한 우대금리는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했다"면서 "또 높은 우대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달성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고 있고, 소비자를 현혹하는 느낌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최대 5000만원 자산 형성 달성의 마지노선으로 6% 금리를 설정했던 만큼, 오는 15일 상품 출시 직전까지 은행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할 전망이다. 은행권에선 앞으로 더 떨어질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땐 청년도약계좌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당국이 은행권 영업 관행에 대해 '약탈적'이라고 표현했던 만큼, 청년 세대의 발전을 돕는 의미에서 대승적인 결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 국장은 "이익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청년 세대의 발전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은행들이 지금이라도 조금 더 전향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방향을)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