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전문가 진단] "새로운 균형점 찾아야...대화 통한 상호 오해 불식 필요"
2023-06-12 02:05
中 싱하이밍 '작심 메시지'..."韓 반발 감안하고 강하게 말한 것"
'이사 갈 수 없는 영원한 이웃' 한·중 관계가 요동치고 있다. 양국은 1992년 8월 24일 전격적으로 수교를 맺은 이후 경제를 중심으로 정치와 문화, 인적교류 등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사실이 무색하게 최근 양국 간 오해와 불신만 쌓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11일 본지와의 긴급 인터뷰에 응한 강준영‧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등 외교 전문가들은 최근 한‧중 갈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의 '문제성 발언'들은 중국 정부의 '작심 메시지'라면서 양국 정부에 상호 대화 노력을 촉구했다.
◆싱하이밍 中대사 발언은 '작심 메시지'..."전랑외교 스타일"
강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그대로 투영된 발언"이라며 "싱 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에서 준비된 메시지를 읽고, 그것을 그대로 대사관 홈페이지에 발표한 것은 사전에 철저하게 계산된 압박 전략이자 협박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위 전 대사도 "한‧중 관계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분위기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외교사절이 주재국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흔치 않은데, 사실 이게 중국 스타일이다. 일종의 '전랑외교(戰狼外交)'"라고 설명했다. '전랑외교'는 중국의 경제력‧군사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공세적 외교를 뜻한다.
그렇다면 최근 한‧중 갈등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전임 박근혜‧문재인 정부의 미‧중 간 '균형 외교'를 백지화한 윤석열 정부의 미‧일 중심 '가치 외교'가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황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최측근 왕치산 부주석을 보냈고, 지난 4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찾아가 한·중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건넨 사례 등을 거론하고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나름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한국 정부는 거기에 반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전후해 (중국에 매우 민감한) 대만 관련 발언을 하면서 '뺨을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싱 대사의 발언은 중국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강하게 발언한 것이다. 한국의 반발을 충분히 감안하고 말한 것"이라며 "싱 대사 발언 자체는 중국 측이 잘못했지만, 그간 한국이 불필요하게 자극한 것이 있어서 한국의 책임이 6이고 중국은 4"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인데, 북한 핵 문제 등에 있어서는 큰 역할을 안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중국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고 했던 과거 정부들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판단해 한‧미 동맹 강화로 간 것"이라면서 일종의 인식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로 자극하지 말고 새로운 균형점 찾아야...美‧中 간 균형 중요"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양국 관계 개선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대화 노력'을 꼽았다. 강 교수는 "대화를 하면서 이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상호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정해 대화를 시작해야지, 아무런 이야기를 않고 불만만 서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국민 감정이 나빠지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우려했다.
황 교수도 "서로 불필요한 자극적인 발언만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럼 현 상태는 유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위 전 대사 역시 "상호 언급이나 행동을 절제하면서 국민 감정 악화를 막아야 한다"며 양국 모두 상호 간 국민감정을 악화시킬 요인이 많은 점을 우려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미‧중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이 노력해 충돌의 강도와 범위는 다소 바뀔 수 있지만, 패권을 둘러싼 충돌 그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강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전략적으로 머리를 잘 써서 적어도 한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일선에 있지 않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며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안정과 평화로 간다는 큰 줄기가 있으니, 그 안에 한‧중 간 균형점을 찾아보자는 것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 전 대사도 "대통령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나서서 중국과의 대화를 내실 있게 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외교를 전개할 때 미‧중 사이 통합된 프레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이 핵 비확산과 군축 등에서 협력을 이어간 것을 언급하고 "경쟁과 대립으로 가도 어느 영역에서는 협력할 수 있다"며 "미‧중 관계에서 그런 부분을 찾아야 하고 한국도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 구축 등을 예로 들었다.
11일 본지와의 긴급 인터뷰에 응한 강준영‧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등 외교 전문가들은 최근 한‧중 갈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의 '문제성 발언'들은 중국 정부의 '작심 메시지'라면서 양국 정부에 상호 대화 노력을 촉구했다.
◆싱하이밍 中대사 발언은 '작심 메시지'..."전랑외교 스타일"
강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그대로 투영된 발언"이라며 "싱 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에서 준비된 메시지를 읽고, 그것을 그대로 대사관 홈페이지에 발표한 것은 사전에 철저하게 계산된 압박 전략이자 협박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위 전 대사도 "한‧중 관계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분위기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외교사절이 주재국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흔치 않은데, 사실 이게 중국 스타일이다. 일종의 '전랑외교(戰狼外交)'"라고 설명했다. '전랑외교'는 중국의 경제력‧군사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공세적 외교를 뜻한다.
그렇다면 최근 한‧중 갈등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전임 박근혜‧문재인 정부의 미‧중 간 '균형 외교'를 백지화한 윤석열 정부의 미‧일 중심 '가치 외교'가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황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최측근 왕치산 부주석을 보냈고, 지난 4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찾아가 한·중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건넨 사례 등을 거론하고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나름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한국 정부는 거기에 반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전후해 (중국에 매우 민감한) 대만 관련 발언을 하면서 '뺨을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싱 대사의 발언은 중국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강하게 발언한 것이다. 한국의 반발을 충분히 감안하고 말한 것"이라며 "싱 대사 발언 자체는 중국 측이 잘못했지만, 그간 한국이 불필요하게 자극한 것이 있어서 한국의 책임이 6이고 중국은 4"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인데, 북한 핵 문제 등에 있어서는 큰 역할을 안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중국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고 했던 과거 정부들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판단해 한‧미 동맹 강화로 간 것"이라면서 일종의 인식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로 자극하지 말고 새로운 균형점 찾아야...美‧中 간 균형 중요"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양국 관계 개선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대화 노력'을 꼽았다. 강 교수는 "대화를 하면서 이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상호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정해 대화를 시작해야지, 아무런 이야기를 않고 불만만 서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국민 감정이 나빠지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우려했다.
황 교수도 "서로 불필요한 자극적인 발언만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럼 현 상태는 유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위 전 대사 역시 "상호 언급이나 행동을 절제하면서 국민 감정 악화를 막아야 한다"며 양국 모두 상호 간 국민감정을 악화시킬 요인이 많은 점을 우려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미‧중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이 노력해 충돌의 강도와 범위는 다소 바뀔 수 있지만, 패권을 둘러싼 충돌 그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강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전략적으로 머리를 잘 써서 적어도 한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일선에 있지 않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며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안정과 평화로 간다는 큰 줄기가 있으니, 그 안에 한‧중 간 균형점을 찾아보자는 것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 전 대사도 "대통령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나서서 중국과의 대화를 내실 있게 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외교를 전개할 때 미‧중 사이 통합된 프레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이 핵 비확산과 군축 등에서 협력을 이어간 것을 언급하고 "경쟁과 대립으로 가도 어느 영역에서는 협력할 수 있다"며 "미‧중 관계에서 그런 부분을 찾아야 하고 한국도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 구축 등을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