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햇반' 빠지자 中企 즉석밥 매출 100배 늘었다

2023-06-11 14:17

[사진=쿠팡]

쿠팡이 중견·중소 즉석밥 제조사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했다. CJ제일제당이 '햇반'의 쿠팡 판매를 중단한 결과다. 

쿠팡은 올해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이 전년 동기 대비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11일 밝혔다.

즉석밥 부문에서 성장률 상위권은 모두 중견·중소기업이 차지했다. 즉석밥 부문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유피씨'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만407% 급증했다. 1년 만에 10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중소기업 '시아스'는 쿠팡 PB '곰곰 즉석밥'과 자체 제조 즉석밥 '우리집 밥'의 판매로 7270% 성장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H기업 프리미엄 즉석밥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60% 폭증했다. 다른 D사 즉석밥은 140% 성장세를 기록했다.

즉석국과 냉동만두 카테고리에서도 중견·중소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즉석국 부문에서는 중소기업 '교동식품'의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경쟁이 치열한 냉동만두 부문에서는 중식당에서 출발한 중소기업 '취영루'가 61%의 성장세를 보였다.

중견·중소 식품 기업들은 단기간에 높은 성장세를 쿠팡의 품질 우선 주의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공정 판매 생태계가 정착시킨 결과하고 평가하고 있다.  

신정호 취영루 대표는 "대기업들의 경쟁의 틈에서 중소기업은 생존마저 녹록치 않았다"며 "쿠팡을 통해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오직 고객의 평가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승부의 장이 열렸다"고 했다.

학계에서도 쿠팡이 중견·중소기업 판로와 판도를 바꿨다고 말한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은 매대 제한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상품이 한정적이지만 온라인은 제약 없는 열린 공간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판매 환경을 제공한다"며 "제품력을 갖춘 신생기업이나 영세기업들이 더 많은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