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민주화시위 34주년 기념 행사 미국·대만 등에서 열려

2023-06-04 19:52
뉴욕 맨해튼에 톈안먼 시위 추모 기념관 개관...홍콩 기념관 닫은 지 2년 만
대만에선 시위 당시 아들 잃은 부모 아픔 담은 연극 '5월 35일' 공연

톈안먼 민주화시위(톈안먼 사태) 34주년을 맞은 4일 중국 수도 베이징 톈안먼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톈안먼(천안문) 민주화시위 34주년을 맞아 전 세계 곳곳에서 시위를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선 활동가들이 톈안먼 시위 추모 기념관부터 주뉴욕 중국 총영사관까지 중국 민주화를 요구하며 행진했다.

AFP통신은 “행진에는 중국 학생들도 참가했으며, 중국에 있는 가족 안전을 고려해 신분을 감추고자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꼈다”고 보도했다.

행사에 참여한 위거 스 씨는 “1989년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매년 이렇게 나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역사가 있음을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진에 참여한 위거 스 씨는 AFP에 "중국 정부는 1989년에 너무나 많은 이들을 죽였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들이 이를 기억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매년 이렇게 나와서 세계 모든 이들에게 역사가 있음을 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개관한 뉴욕 톈안먼 시위 추모 기념관은 1989년 7주에 걸쳐 진행된 시위에서 모은 피묻은 수건과 지혈대로 사용된 피에 젖은 현수막, 텐트, 옷, 당시 신문과 편지 등을 전시했다.

지난 2021년 홍콩 톈안먼 추모 기념관이 중국 정부 압박 속에 폐쇄되자 미국에 거주하는 시위 참가자 등을 중심으로 뉴욕 기념관을 개관했다.

대만에선 4일까지 연극 ‘5월 35일’을 공연한다. 중국에서 언급이 금지된 ‘6월 4일’을 돌려 표현한 5월 35일은 톈안먼 시위 당시 아들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주제로 한다.

홍콩국가보안법에 따라 홍콩에서 맥이 끊긴 연극이 대만에서 부활한 것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은 6월 4일이다. 언젠가 중국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두려움 없이 열정적으로 창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날 미국, 대만 외에도 런던, 뉴욕, 베를린, 시드니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톈안먼 시위 34주년을 기념하는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