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도 SICK] 美도 中도 '재고와의 전쟁'…K-반도체 반등 가늠자

2023-06-05 01:00
재고(Stock)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재고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의 키를 쥐고 있는 주요 2개국(G2) 미·중 모두 재고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적신호가 켜졌다. 주요국 경기가 살아나야 교역 여건이 개선되고 반도체 업황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재고 소진도 빨라질 수 있어서다. 

4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9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50.2) 이후 7개월 연속 기준치(50)를 밑돌았다. 

제조업 위축으로 재고도 늘고 있는데 올 들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의 16.1%를 차지했다. 올 들어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 둔화와 재고 증가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도 쌓이는 재고에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5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8로 전월(49.2)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그 이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리오프닝 효과가 제한적인 가운데 추가 생산을 미루는 재고 조정이 이뤄지면 중국은 물론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직격탄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경제전망을 통해 중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나쁠 경우 한국 성장률이 1.1%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보다 0.3%포인트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7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2%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째 마이너스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야 반도체 재고 소진도 빨라져 업황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미·중 양국이 쌓인 재고에 치이는 상황이 지속되면 이런 기대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