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악 참사' 인도 열차 사고…"사망자 최소 288명"
2023-06-03 14:06
인도에서 열차 탈선, 충돌 사고로 최소 288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아직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 수는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
NDTV 등 인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후 7시쯤 오디샤주 주도 부바네스와르에서 약 170km 떨어진 발라소레 지역 바항가 바자르역 인근에서 열차 3대가 잇따라 충돌했다.
아미타브 샤르마 철도부 대변인에 따르면, 한 대의 객차 10∼12량이 먼저 탈선하면서 인접 선로로 넘어졌고 해당 선로를 이용해 반대편에서 오던 다른 여객 열차와 부딪혔다. 두 번째 열차의 객차 3량가량도 탈선했다. 충돌한 여객열차는 철로에 정차해있던 화물열차까지 덮쳤다.
철도 당국은 사고가 난 여객열차가 서부 벵갈루루에서 동북부 하우라로 가던 '하우라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와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로 가던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라고 밝혔다.
아직 수백 명이 객차 안에 갇혀 있고,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인다. 현재까지 구조 당국이 집계한 사망자는 최소 288명이며 부상자는 900명에 달한다.
소방당국은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장에 구급차와 소방차 등 200여대와 구조대원 1200명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철도가 주요 장거리 이용 수단으로 매일 1200만명이 열차 1만400대를 이용해 6만4000㎞를 이용할 정도지만 구식 신호장비와 노후한 차량, 안전관리 부실로 열차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철도청은 이날 사망한 피해자 유족들에게 100만루피(약 1600만원)의 특별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오디샤주는 3일 하루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희생자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한 남성 생존자는 BBC에 "(열차 안 사람들이) 마구 얽혀 내 위로 10명에서 15명이 쌓였고, 나는 맨 아래 바닥에 깔렸다"며 "나는 손과 목을 다쳤지만, 열차에서 빠져나오니 크게 다친 사람들이 주변에서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사상자 중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인도한국대사관은 이날 "인도 경찰 당국을 통해 파악한 결과 오늘 오전까지 사상자 중에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고로 비통함을 느끼고 있으며, 희생자 유족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는 이번 사고 소식을 전하며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참사"라는 표현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