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 사건' 첫 재판서 혐의 부인..."미성년자가 먹을 줄 몰랐다"
2023-05-31 15:25
"협박 받아 범죄 가담한 것"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주범 길모씨(26)가 첫 재판에서 "마약음료를 운반한 건 인정하지만 미성년자에게 전달할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3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길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함께 기소된 김모씨(39)와 박모씨(36)도 재판에 참여했다.
길씨 측은 마약음료를 제작·운반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미성년자가 먹게 될 줄 몰랐고 영리를 노릴 의도도 없었다며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특수상해와 공갈미수 혐의 등은 부인했다. 길씨는 범행을 지휘했던 이모씨로부터 보이스피싱범으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마약음료 제작에 가담하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길씨는 지난 3월경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원으로 활동하며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미성년자들에게 투약하게 하고 이를 빌미로 금품을 갈취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 등을 받는다.
김씨는 변작중계기를 사용해 중국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번호로 바꿔 협박 전화를 도운 혐의와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 박씨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10g을 받아 길씨가 전달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길씨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 구형할 수 있는 ‘영리 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는 길씨와 김씨가 범죄임을 인식하고 고의로 가담했는지 여부가 향후 재판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들과 같은 조직에서 모집책으로 지목된 이모씨는 지난 22일 별건 기소됐다. 이 사건을 기획한 것으로 지목된 총책 이모씨는 현재 검찰에서 추적 중이다.
재판부는 이날로 준비기일을 종결하고 다음날 6월 28일을 첫 공판기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