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연말 물가상승률 3% 도달 가능…내년 2% 수렴 확신은 낮아져"

2023-05-25 13:5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물가상승률이 통화당국의 목표 수준인 2%까지 내려갈지에 대해 확신이 옅어졌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수준이 목표로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연말까지 3% 내외로 수렴할 가능성은 지난달보다 명확해졌다”면서도 “다만 그 이후에 CPI가 2%까지 내려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오히려 확신이 줄었다”고 말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에 대한 확신이 줄어든 것은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 총재는 최근 발생하는 물가상승률 둔화의 원인으로 작년 하반기 상승한 국제 유가에 대한 기저효과를 지목했다. 그는 “기저효과가 지나면 CPI와 근원 CPI가 거의 같이 움직일텐데 서비스와 고용 부문이 좋고, 그간의 여러 비용 상승이 전가될 위험도 있다”며 “이번에 근원 CPI 전망치가 오히려 3.3%로 상향 조정되는 등 CPI가 2%로 수렴할지에 대한 확신은 덜 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이 총재의 이와 같은 발언이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2.4%로 하향 조정된 것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전망치는 중앙값으로 제시된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3%를 하향 돌파하면 범위와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확신이 덜 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3.7%, 근원 CPI는 4.0%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서도 근원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은 측은 “CPI는 앞으로 상당폭 낮아진 뒤 소폭 반등해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하고 연간으로는 3.5%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유가·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