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짧은 듀레이션으로'···단기채 사는 투자자들

2023-05-23 16:50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들어 금리 변동성이 낮고 듀레이션(평균 만기)이 짧은 단기채로 투자심리가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물가와 투자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장기채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단기채에 머무는 것으로 해석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2월 23일~5월 23일) 기준 단기채(3~6개월) 전체 순매수액은 35조2419억원으로 개인투자자는 2조841억원, 외국인은 15조6683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기준으로 좁혀보면 전체 단기채 전체 순매수액은 35조7477억원으로 초단기물일수록 거래량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개인은 1조532억원, 외국인은 15조8396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시장금리(제1금융권 기준 평균 3.8%)가 가장 높은 금융채(5517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국채(2392억원), 회사채(1864억원), 공사채(758억원) 등 높은 금리 순으로 단기채를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통안채(8조1997억원)를 주로 사모으고 있다. 채권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얻는 재정거래 유인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통안증권 금리는 전일 대비 0.023%포인트 오른 3.46%에 거래를 마쳤다. 그 외 국채는 6조88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통안채 매수에 한국은행도 해당 증권 발행 규모를 이달 들어 14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6000억원가량 늘렸다.
 
장기채 시중금리 하락과 함께 물가 변동이 지속되자 단기채로 투심이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요즘 시중에서 단기로 자금이 부동화하고 있다"면서 "길게 운영하는 것보다는 투자자들이 짧게 운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채 금리 변동성이 장기채보다 낮은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단기채를 일종의 파킹성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단기채 금리까지 상승하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 투입 기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금리 시장은 현재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시장금리는 여기서 더 이상 내려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장기채는 하향 안정화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장기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자산가치는 그만큼 오르지만 신규 투자 유입은 지난해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판매 채널로 가장 많이 주목받고 있는 채권 ETF 시장에서도 거래대금 기준 단기채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 KBSTAR 단기통안채에는 17조7830억원이 거래되며 전체에서 3위에 올랐다. 그 외 TIGER단기통안채(10조1100억원), KODEX단기채권(6조5450억원), ACE 단기통안채(6조2590억원) 등이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모두 상위 10위권에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