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MTS 개편 속도전…"동학개미 잡는다"
2023-05-22 18:21
IBK·신한·현대차·하이 등 최근 MTS 경쟁력 강화
MTS, 증권사 수익에서 체류 관점으로 인식 변화
MTS, 증권사 수익에서 체류 관점으로 인식 변화
올해도 예년처럼 증권가의 모바일레이딩시스템(MTS)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증권사가 MTS 개편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개인투자자의 증시 복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7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46조4484억원) 보다 7.12% 상승한 수준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한 목적이거나 주식을 팔고 난 자금을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돈이다.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을 뜻한다.
증권사들은 MTS를 새로 개편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탑재해 모객에 나서고 있다. IBK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최근 MTS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17일 MTS 신한알파 개편 소식을 밝힌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MTS가 능동적으로 투자자에게 맞춰가는 과정을 담았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MTS의 중요성이 삼성전자 평택공장 라인 하나 만드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 있다. 당사 매출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이다 보니 MTS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현대차증권도 지난 16일 리뉴얼한 신규 MTS를 출시했다. 현대차증권 신규 MTS '내일'은 △심플한 화면 △빠른 검색 △개인화된 콘텐츠 △다양한 주문 방식 등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MTS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여 국내와 미국 종목 추천 등 심도 있는 투자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증권사들이 MTS 개편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MTS의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과거 MTS를 수익 관점에서 바라봤지만 이제는 체류 관점(MAU)으로 본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TS는 기능적 측면보다도 고객이 MTS에서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사의 금융상품이라든지 각종 서비스 등 연계된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며 "가령 증권사 MTS에서 삼성페이 같은 어플을 이용할 수 있다면 증권사들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다시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MTS 개편은 증권사들이 사용자의 시각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는 특징이 있다. 토스증권과 같은 간편하고 쉬운 MTS를 도입하는 증권사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MTS 출시 26개월 만에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모객 과정에서 토스증권 MTS는 사용 빈도수가 적은 기능과 투자 지표를 생략하고 투자자들의 편의에 맞도록 개편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TS 이용하는 고객층이 한정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3년간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20대 '주린이'들이 많아졌다. 해당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워낙 익숙하다 보니 MTS 개선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